초고난도 수능 '킬러 문항'…"사교육 시장 폐해"

  • 작년
초고난도 수능 '킬러 문항'…"사교육 시장 폐해"

[앵커]

수능 초고난도 문항, 이른바 '킬러 문항'은 상위권을 가려내는 기준으로 쓰입니다.

하지만 변별력을 확보하려다 보니 난이도가 고교 교과과정을 벗어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요.

전직 수능 출제 위원들은 이런 문항들을 사교육 시장이 이용하면서 각종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먼저 윤솔 기자입니다.

[기자]

정답률 20% 아래, 5명이 풀면 1명이 맞힐까 말까 한 문항.

이른바 초고난도 문제인 '킬러 문항'입니다.

수능 시험에서 최상위권을 가려내는 기준이 됩니다.

"암기해서 푸는 학생들이 못 풀 수 있는 게 변별력이 있는 문제인데, 출제위원들이 그런 문제를 내줘야 돼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는 대학들이 학생들의 변별력을 요구하는 만큼 고난도 문제를 안배한다는 겁니다.

또 출제 인력 풀에서 섭외된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이 수 차례 문제를 풀어보는 등 학생들의 수준을 예측하지만 예상 못한 변수가 튀어나와 고난도 문제로 부상하기도 합니다.

"출제위원들이 예측한 예상 정답률하고 학생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결과로 나오는 정답률은 공개는 안 되고 있지만 일치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전직 출제위원들은 사교육 시장이 초고난도 문제를 이용하면서 출제에도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출제 경력을 살려 높은 적중률을 광고하거나,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초고난도 문제들을 제공하면서 폐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입니다.

"학생들은 이제 불안한거지. 학원을 안 가면 나는 저걸 한번도 못 접해본다."

"학생들은 당연히 교과 과정 내에서 이것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교육에서 잘못 가르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킬러 문항 출제자가 큰 수익을 거두는 구조가 아닌 만큼 '카르텔'보다는 사교육에 기생하는 것에 가깝다고도 주장합니다.

"외부에서 유출시키지 않는다는 각서도 받고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교육부 관계자는 '사교육 카르텔'에 대해 "한, 두 가지의 특정 사건을 말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인맥들이 사교육을 배불린 관행들의 총합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킬러문항이 들어간 어려운 수능이 사교육 시장을 키우고 공교육을 약화시키는 만큼 이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란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윤솔입니다. (solem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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