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보다 지진이 무서워"…끝 모를 시리아인들의 고통

  • 작년
"내전보다 지진이 무서워"…끝 모를 시리아인들의 고통

[앵커]

4천 명에 육박하는 지진 사망자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시리아에서 나왔습니다.

시리아 피해 지역이 내전을 피해 몰려든 난민들의 정착촌에 집중돼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진 최대 피해지 중 한 곳인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장비 없이 맨손으로 잔해를 치우는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우리는 자고 있었습니다. 오전 4시 15분쯤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우리가 자는 동안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시리아인 수백만 명은 10년 넘게 이어지는 내전을 피해 알레포와 하마 등 북부 지역에 정착했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 반군 장악 지역에서 난민들은 천막과 유적지 등에 몸을 의지해야 했습니다.

내전 기간 경제가 절반으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겨울철 난방과 전기는 물론 제대로 된 식사조차 꿈도 꾸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런 가운데 강진이 덮쳤습니다.

정부군의 공격으로 이미 파손된 건물이 많아 지진 피해는 더 컸습니다.

주민들은 내전보다 지진이 더 무섭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내 사촌과 그의 아내 그리고 아들·딸까지 온 가족이 숨졌습니다. 그들은 약 8시간 후 잔해 밑에서 꺼내졌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인들의 고통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살아남은 사람 상당수는 허름한 거처마저 파괴돼 일부 지역에 눈까지 오는 추운 날씨에 길바닥에서 자는 신세가 됐고, 부상자들은 의약품 부족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중동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뒤 외세까지 개입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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