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적응' 훈련 중 숨진 병사‥"격리해제 이틀 뒤 훈련"
  • 작년
◀ 앵커 ▶

지난주 '추위 적응' 훈련을 받다 숨진 채 발견된 최 모 일병에 대한 영결식이 오늘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최 일병이 코로나에 확진이 됐다가 격리가 풀리고 불과 이틀 뒤에 훈련에 참가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군은 방역 지침을 따랐다는 설명이지만,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닌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가를 위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글귀 아래 놓인 젊은 병사의 영정.

유족들이 최 모 일병의 영정을 어루만집니다.

지난 12일 숨진 채 발견된 최 일병의 안장식이 거행됐습니다.

최 일병은 강원도 태백의 한 부대에서 추위에 적응하는 '내한 훈련'을 받았습니다.

연병장에 설치된 텐트에서 잠을 잤는데, 아침에 깨어나지 않자 함께 있던 동료가 발견해 부대에 알렸습니다.

## 광고 ##최 일병의 사망 원인은 추위로 인한 '동사'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는데,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는 데에는 적어도 2~3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배석진/육군 서울공보팀장]
"군과 경찰에서 정확한 사망 경위와 병력 관리 등 전반에 대해서 조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숨진 최 일병은 전입한 지 2주 만인 지난 2일, 코로나19에 확진됐습니다.

일주일 격리를 마친 뒤, 이틀 만에 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격리가 풀렸어도 완치됐다고 확언할 수 없는 만큼, 무리한 활동을 자제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천은미/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바이러스가 (격리 기간인) 1주 정도 되면 많이 사멸이 된다는 얘기지만, 바이러스가 몸 안에 없어졌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완벽하게. 개개인의 차이가 분명히 있고…"

군은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랐다는 입장이지만 전염 등을 막기 위한 것으로, 훈련에 대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3월 국방부가 격리해제 장병에 대해 "충분한 회복 여건을 보장하고, 문제가 식별되면 모든 조치를 시행"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지만, 지휘관 재량에 맡겨진 터라 관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 일병의 부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족들이 추측성 보도 자제를 원했다'고 밝혔던 군은, "훈련 중 사망한 병사에 대한 심의를 거쳐 '순직'으로 결정했고 일병으로 추서됐다"고 오늘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박병근 / 그래픽: 유승호·손창완영상편집: 박병근 / 그래픽: 유승호·손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