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100억 공사에 "10억원 주겠다" - 동대표들 뒷돈 의혹 진실은?

  • 2년 전
◀ 앵커 ▶

서울의 한 대단지 아파트가 낡은 수도 배관을 교체하는 공사를 했습니다.

100억 원 짜리 공사였는데, 공사를 따낸 업체가 동대표들에게 리베이트 10억원을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전 임원 중 한 명이, MBC에 내부자 고발을 해왔는데, 사실인지 저희가 이 사건을 추적했습니다.

먼저 홍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송파구 올림픽훼밀리아파트.

## 광고 ##올림픽이 끝나고 입주했으니까 지은지 30년이 넘었습니다.

4,500세대나 되는 큰 단지입니다.

지난 5월부터 녹물이 나오는 낡은 수도 배관을 전부 교체하는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실투성이라는 주민들의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현장을 확인해 보니, 계량기, 제어기, 펌프 같은 중요한 부품들을 교체하지 않고, 낡은 걸 재사용했습니다.

[올림픽훼밀리아파트 주민]
"온수 계량기는 재사용을 하면 안되는 거죠. 재사용을 하려고 이렇게 물에 담가 놨는데, 이물질들이 이렇게 들어가면 정밀한 회전부가 막히기 때문에‥"

마감 처리도 엉망입니다.

[올림픽훼밀리아파트 주민]
"배관들 해 놓은 거 보십시오. 물이 뚝뚝뚝뚝 떨어지면서 배관이. 저렇게 선도 땅바닥에 내려놓고. 이게 다 한 거죠."

그런데 이 공사에 뒷돈이 오갔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의 전 임원.

입찰 과정에서 공사 업체가 돈봉투를 들고 왔다고 합니다.

[한OO/입주자대표회의 전 임원]
"500만원 정도를 저희 사무실에 찾아와서, 9월경에 찾아와 저한테 뇌물을 주고 갔어요. 그러면서 자기를 좀 잘 봐달라는 식의 그런‥"

한씨는 돈봉투를 돌려 주고, 회장과 다른 임원들에게 이 업체를 선정하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업을 방해하는 거냐는 타박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업체 사장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10억원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한OO/입주자대표회의 전 임원]
"현재 저희 아파트 공사하고 있는 OO이라는 OOO 사장이 직접 왔습니다. 저한테 얘기가 잘되면 10억원을 준다고 그랬거든요. 저한테 '5억 정도 갖고 나머지는 나눠서 써라'라는 식의 얘기를 했죠."

한 씨는 거절했지만, 입찰 결과 결국 이 업체와 다른 업체 한 곳이 함께 공사를 따냈습니다.

[한OO/입주자대표회의 전 임원]
"다른 동대표들도 자기가 다 돌려 세웠다. 그러면 그 말은 결국 다른 동대표 누군가는 또 매수당한 게 아닌가 싶은‥"

회장과 다른 임원들이 정말 매수당한 걸까?

당사자들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회장님은 뭐 받으신 거 없으십니까?)
"없어요. 제가 이 나이에 그거 받아서 뭐. 나는 그런 걸로 해서 오해받고 싶지가 않아서 항상 만날 때 나 혼자 안 만나요."

문제의 업체는 인천에서도 입주자대표에게 돈을 준 혐의로, 인천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 취재 : 소정섭/영상 편집 : 김하은영상 취재 : 소정섭/영상 편집 :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