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북한, 핵실험 왜 미루나?

  • 2년 전
[한반도 브리핑]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북한, 핵실험 왜 미루나?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오늘도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주에는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에 반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거푸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난주부터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현재까지 핵실험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인데요, 지 기자. 우선 오늘은 어떤 얘기를 전해주실지, 핵심 주제부터 먼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지난주부터 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사실상 끝났다는 관측들이 나왔지만, 북한은 이번 주에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한미 당국은 여전히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왜 핵실험을 미루고 있는지, 그 배경부터 먼저 짚어볼까 합니다.

어제 서울에서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가 열렸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일 북핵 대표의 대면 협의였는데, 어떤 내용이 논의되고, 어떤 언급들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현재 코로나19 확산 상황, 즉 신규 환자 통계와 완치율, 방역 통제 완화 여부 등을 소개하려 합니다.

[앵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냈던 분이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부소장이 주로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즉 미국 시간으로 5월 30일을 전후해 7차 핵실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주에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였는데, 정작 북한은 이번 주에 조용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미국의 공휴일이나 기념일에 맞춰 무력 도발에 나선다는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북한의 무력 시위, 특히 ICBM 발사나 핵실험 같은 전략 도발은 미국의 관심을 끌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주로 이뤄집니다. 즉 대미용 도발이죠.

실제로 과거에도 미국의 기념일에 맞춰 무력 도발을 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북한은 2017년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ICBM급인 '화성-14형'을 시험발사했습니다. 화성-14는 사거리가 10,000km 정도로, 미국의 서부 지역까지 타격할 수 있습니다.

또 2006년에도 미국 독립기념일 당일 '대포동 2호'로 불리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탄도미사일과 달리 핵실험은 대부분 북한 기념일에 맞춰졌습니다.

1차부터 6차까지 핵실험을 감행한 날짜들을 보면 2차 핵실험을 빼고 나머지 5차례는 모두 북한의 기념일 당일이나 그 직전에 이뤄졌습니다.

빅터 차 부소장은 북한의 1차 핵실험은 미국의 콜럼버스 데이에 맞췄고, 6차 핵실험은 미국의 노동절 전날에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그냥 어쩌다 보니 미국의 기념일과 겹치게 된 것일 뿐입니다.

1차 핵실험은 노동당 창당 기념일인 10월 10일을 계기로 이뤄졌고, 3차 핵실험은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 직전에, 그리고 4차 핵실험은 김정은 생일 1월 8일 이틀 전에 있었습니다.

5차 핵실험은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 당일에, 6차 핵실험 역시 정권 수립일 직전에 이뤄졌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이뤄진 4차례의 핵실험은 모두 북한의 주요 기념일에 맞춰 이뤄졌습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미국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국력'을 가지게 됐다고 주장합니다. 말하자면 북한 정권 입장에서 핵은 국력을 담보하는 수단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주요 국가 기념일에 맞춰 핵실험을 강행하고, 그 성공을 대대적으로 경축하면서 주민의 자부심 고취에 활용해왔던 겁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7차 핵실험도 자신들의 기념일에 맞출 것이냐, 그건 또 다른 문제입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념일은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일, 7월 27일인데, 북한이 그때까지 핵실험을 미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앵커]

7월 27일 이전에는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네요. 북한이 핵실험을 언제 할지, 그 날짜를 우리가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핵실험 준비가 사실상 끝났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이 지금처럼 이렇게 핵실험을 미루는 이유나 배경은 무엇일까요?

[기자]

일부 당국자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처럼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만 한미 당국에 보여주고, 실제로는 핵실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 않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핵실험은 그야말로 '마지막 카드'인데,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에 반발해 ICBM을 쐈는데, 굳이 거기에 대해 핵실험까지 또 할 필요가 있느냐, 미국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낼 타이밍도 아닌데 핵실험 카드를 먼저 던지면 북한으로서는 아까운 카드를 그냥 버리는 것 아니냐, 이런 주장인 거죠.

핵실험 카드는 들고 있을 때 위협이 되는 거지, 핵실험을 해버리고 나면 더는 소용 없어지기 때문에 이런 주장도 일리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은 꼭 미국으로부터 뭘 얻어내기 위한 목적이 아닐 수도 있고, 따라서 어떤 계기가 없어도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그건 전술핵무기 시험, 즉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시험일 것으로 예측합니다.

북한은 현재 전략핵무기는 완성됐다고 주장합니다. 핵탄두를 실어 미국으로 날려 보낼 수 있는 투발 수단, 즉 각종 ICBM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또 초대형 핵탄두 폭발시험도 성공했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이제 남은 것은 전술핵무기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최근 한국을 향해서도 핵 공격 위협을 하고 있는데, 이 위협이 말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면 전술핵무기를 완성해야 합니다.

투발 수단으로 각종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까지 갖췄지만, 여기에 탑재하려면 핵탄두가 작아야 합니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은 지속해서 '핵탄두 소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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