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북한, 김정일 10주기 추모…새 대북제재엔 '침묵'

  • 2년 전
[한반도 브리핑] 북한, 김정일 10주기 추모…새 대북제재엔 '침묵'

[앵커]

안녕하십니까.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외교·안보 이슈를 되짚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분야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주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 방문 소식을 비롯해 여러 가지 외교·안보 사안도 눈에 띄고요.

오늘은 북한 소식을 좀 많이 다뤄보도록 하죠.

일단, 오늘 말씀해주실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어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북한이 김정일 10주기를 어떻게 추모했는지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주에 김정일의 삼촌인 김영주가 101세의 나이로 사망했는데, 조카보다도 10년이나 더 오래 산 김영주와 관련한 일화들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지난주 미국이 바이든 정부 들어 처음으로 대북제재를 발표했는데요, 북한은 일주일 넘게 이에 대해 전혀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침묵'의 배경은 뭔지 짚어볼 거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한 계기에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그리고 종전선언과 관련한 언급도 했는데, 이 내용도 살펴볼 겁니다.

[앵커]

저희가 지난주에 미국 등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이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다뤄봤는데요,

연장선상에서 이 얘기부터 해보죠. 문 대통령이 이번 주 초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직접 밝혔습니다. 대통령 발언부터 들어보시죠.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로부터도 참가의 권유를 받은 바가 없고, 한국 정부도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호주에 (대한) 국빈 방문은 중국에 대한 입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앵커]

문 대통령 언급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겠다." 이런 의미인 거죠?

[기자]

네. 방금 들으신 것은 호주를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이 월요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입니다.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의 질문에 대답한 건데요, 미국과 호주 등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한국은 보이콧에 동참할 뜻이 없다고 밝힌 겁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는 상황인데요,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도 잘 피해 갔습니다.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이 외교와 안보의 근간"이라고 강조했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며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도 중국의 건설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마디로 중국이 한국의 중요한 이웃 국가인 만큼 외교적 보이콧 동참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인 겁니다.

이처럼 베이징 올림픽에 한국 정부 대표단이 파견될 가능성은 매우 커진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문 대통령 참석 여부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최근 저희 연합뉴스TV에 출연해 "현재는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장·차관급의 정부 대표단을 보내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까진 좋은 생각이지만, 동맹국인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까지 선언한 마당에 대통령이 직접 중국에 가는 건 반대로 미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대통령 방중 카드는 결국 쓰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앵커]

문 대통령은 호주 방문 기회에 종전선언과 관련한 언급도 했는데요, 북한도 종전선언에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 북한과 물밑접촉이라도 한 건가요?

[기자]

우선 문 대통령 발언을 직접 들어보시죠.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관련국인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 모두 원론적인,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근본적으로 철회하는 것을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대화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에, 또 북미 간에 조속한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문 대통령도 북한과 아직 대화를 시작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는데요, 물밑접촉은 공식적인 대화가 아닌 만큼 북한과 어떤 형식으로든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은 없지는 않습니다.

그런 물밑접촉 과정에서 북한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면 종전선언 추진에는 진전이 있다고 봐야죠.

지난주 한 언론은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한미 간에 종전선언 문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북한과 꾸준히 소통해왔다"고 말했다며 북한과 '내밀한 소통 채널'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어제 미국외교협회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북한과 외교에서 진전을 보지 못했고 대화를 위한 테이블에 앉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했다는 얘기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북한과 물밑접촉이 과연 있었느냐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만약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9월 말 '담화'에서 "종전선언은 나쁘지 않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 "북한도 원론적으로 찬성한다"고 주장한 거라면 안일한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여정은 북미 적대관계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종전선언문이나 낭독하고 사진이나 찍는 이벤트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고, 김정은도 9월 말 시정연설에서 종전선언에 앞서 적대정책 철회가 먼저라고 강조했는데, 이걸 '찬성'이라고 볼 수 있을지요.

[앵커]

이젠 북한 내부 얘기를 해보시죠. 어제가 김정일 위원장 10주기였는데, 어떤 추모 행사들이 열렸습니까?

[기자]

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가 있었는데, 금수산궁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시신이 안치돼 있는 곳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사망일인 어제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당·정·군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금수산궁전을 참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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