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상황실] 동선으로 본 전략…이재명 '서울' 윤석열 '호남' 안·심은 '차별화'

  • 2년 전
[대선상황실] 동선으로 본 전략…이재명 '서울' 윤석열 '호남' 안·심은 '차별화'

생생한 대선 현장 상황 전해드리는 대선상황실 시작합니다.

후보들의 동선을 보면 전략과 승부처가 드러납니다.

오늘은 16일째를 맞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후보들이 어디로 향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 짚어보겠습니다.

이재명 후보 동선은 '수도권 집중'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날 부산에서 시작해 경부선 상행선 라인을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유세를 펼친 뒤 각 지역을 골고루 찾았는데요,

다른 지역에 갔다가 다시 수도권으로 올라와서 유세를 이어간 것까지 포함하면 선거운동 기간의 절반 이상을 수도권에 쏟았습니다.

보시면 강남, 노원, 홍대, 명동을 거치면서 서울 유세에 5일을 썼고요.

경기·인천 유세는 수원·안양, 부천·안산처럼 인접한 곳을 묶어 하루에 여러 곳을 도는 식으로 나흘을 투입했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할 일일 수 있습니다. 서울 유권자가 전체의 19%, 경기는 26%로, 수도권에 45%가 밀집해 있으니까요.

그런데 서울·경기에서 이재명 후보의 공략 포인트는 다릅니다.

경기도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성과를 낸 곳이기 때문에, 이를 앞세워 첫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합니다.

"도지사 잘 뽑으니 내 인생이 좀 더 편해지더라 맞습니까! 대한민국 4분의 1 경기도가 결정하면 대한민국이 결정된다, 맞습니까!"

서울은 부동산 민심 악화에서 출발한 정권교체론이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여전히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힘이 실린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앞서야 당선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여기선 부동산 문제 해결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부동산 문제, 이재명이 확실하게 해결할 것입니다. 부동산 정책은 섬세해야 합니다. 정책의 세밀함, 현장성 이재명의 주특기 아닙니까!"

영남에 공을 들인 것도 특징입니다. PK는 19대 대선과 이어진 지방선거, 총선 승리의 원동력이 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TK에선 고향이 안동이란 점으로 다가갔고요.

이 후보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 '전국을 누빈다'는 콘셉트로 하루에 여러 곳을 돌며 유세를 벌일 계획입니다. 하지만 마지막 날 힘을 세게 줄 유세 장소, 역시 서울입니다.

윤석열 후보 동선은 '광폭 행보 속 호남 공략'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이재명 후보와 반대로 경부선 하행선을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죠.

그 이후 많게는 하루 7개 도시를 한꺼번에 도는 유세를 해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후보 중 호남을 가장 많이 찾은 게 눈에 띕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3일을 호남에 투입했는데요, 광주에서 시작해 전주, 군산, 익산을 돌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와 생가가 있는 신안 하의도를 찾기도 했습니다.

호남에서 윤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민주당 몰표 공식에 균열을 내려 했고, 광주에선 복합 쇼핑몰을 이슈로 띄워 2030을 겨냥했습니다.

"저나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20대 유권자 비중은 전국에서 서울에 이어 가장 높은데요,
이런 점까지 고려해선지 이준석 대표는 청년보좌역들을 광주로 내려보내 청년 표심을 공략했고, 이 대표 자신도 사전투표 첫날 광주에서 투표하기로 했습니다.

윤 후보 역시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유세를 벌였는데요, 나흘에 걸쳐 서울 10개 구를 돌았습니다. 서울에선 정권심판을 목소리를 특히 높였습니다.

"썩고 부패할 뿐 아니라 능력도 없고 국민 알기를 아주 우습게 아는 오만하고 무능한 정권 맞죠 여러분!"

경기·인천 유세엔 사흘을 썼습니다. 전국 여론이 수도권 여론에 동조하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후보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윤 후보 역시 남은 일주일 전국을 누빕니다. '무박 6일'의 결연한 의지로 지금까지 찾지 않았던 곳과 인구가 많은 전략 지역을 훑을 예정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대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하자마자 선거운동원 사망 사고를 겪었죠. 선거운동 재개 이후엔 하루 1~2개 도시를 돌며 동선을 길게 가져가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달 20일 야권 단일화 제안을 한 뒤, 여기에 쏠린 시선을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단일화 결렬 선언 이후엔 달라졌습니다. 호남과 자신의 고향인 PK지역을 촘촘히 돌면서 차별화된 후보라는 걸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마,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다른 후보들은 법률가입니다. 법률가는 과거만 보고 응징하는 사람입니다. 미래를 본 적이 없습니다. 모르면 보이지 않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짧은 기간 제주도를 포함한 전 권역을 두루 돌았습니다. 광주·울산·포항·당진 등 가는 곳마다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 친노동 행보를 한 게 특징입니다.

심 후보는 노동뿐 아니라 환경, 인권, 젠더처럼 가치를 강조하는, '주제'가 있는 선거운동을 해왔는데요,

심 후보가 관심과 연대를 표하며 장애인 이동권 시위 현장을 찾은 날, 집회는 22일 만에 멈춰 섰습니다.

최근엔 고 변희수 하사 1주기에 참석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진보후보로서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냈습니다.

"지금 대통령 후보 중 고 변희수 하사님을 기억하는 사람 없습니다, 저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침묵할 수 없고 더 큰 목소리로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후보들이 마지막 일주일, 그야말로 진검승부를 펼칠 텐데요, 오늘 저녁 열리는 마지막 TV토론부터 눈여겨보시죠.

지금까지 대선상황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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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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