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알리미엔 '가짜 주소'‥진짜 주소서 성폭행
  • 3년 전
◀ 앵커 ▶

미성년자 세 명을 성폭행한 성범죄 전과자가, 또 미성년자를 성폭행 했다가 구속됐습니다.

엉뚱한 가짜 주소를 성범죄자 신상 정보 사이트에 올려놓고 버젓이 재범까지 저질렀는 데도, 경찰과 보호 관찰소는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가.

지난 7월 말, 경찰은 "아르바이트를 시켜준다"며 미성년자를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33살 오 모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원룸 관계자]
"이사 오고서는 아가씨도 오고 그러더라고요. 소주병에다 술도 무지하게 먹더라고요."

오 씨는 이미 2009년과 2010년 미성년자 3명을 5차례 성폭행해,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신상정보가 공개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혀 몰랐습니다.

[이웃 주민]
"이쪽 근방에 오래 살긴 했는데, 전혀 몰랐어요. 통보도 안 됐고."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오 씨 주소가, 실제 살던 동대문구가 아닌, 중랑구의 엉뚱한 주소로 등록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곳 상봉동에 살던 오 씨는 길 건너 면목동으로 이사를 했다며, 지난 6월 경찰서에 주소 변경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이 실제 살고 있는지 확인했지만, 절차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방문 시간을 알려준 뒤 집을 찾아간 건데, 사실 오 씨는 이 집을 창고로만 썼습니다.

## 광고 ##[다세대주택 관계자]
"이 사람이 여기서 잠도 안 자고, 그냥 방만 얻었어요. 다른 데다 (실거주지를) 얻었어요."

더 황당한 건 보호관찰소와 경찰의 공조체계.

오 씨는 전자발찌를 추적하는 보호관찰소에는 거짓말해도 들통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정확한 거주지 주소를 신고했습니다.

거주지를 확인한 보호관찰소는 "경찰에 3차례나 확인하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연락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전자발찌 추적은 보호관찰소가, 거주지 현장 확인은 경찰이 맡고 성범죄자 사이트는 여성가족부가 관리하면서, 그 누구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 겁니다.

[승재현/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부처 간에 자기 책임의 영역 한계 내에서만 책임을 다했다는 거예요. 그런 일에 대해 서로 미루고 있는 거잖아요."

신상정보가 공개된 성범죄자는 서울에만 493명, 전국으로 보면 3천5백 명에 달합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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