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아프간…탈레반 재집권에 주변국 셈법 복잡

  • 3년 전
'뜨거운 감자' 아프간…탈레반 재집권에 주변국 셈법 복잡

[앵커]

탈레반이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하자, 주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고려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탈레반에 우호적인 파키스탄은 반기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친분의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뉴델리에서 김영현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재집권으로 주변국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모습입니다.

먼저, 아프간과 2,670㎞의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은 자신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탈레반의 재집권을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에 군사 지원을 한 인연이 있는 데다, 탈레반 세력 기반인 파슈툰족이 4,000만명 이상 살고 있습니다.

다만 엄청난 수의 난민이 밀려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파키스탄과 '앙숙'인 인도는 탈레반이 파키스탄과 친하다는 이유로 그간 외교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최근 탈레반과 은밀하게 접촉하는 등 대외 정책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탈레반의 영향력이 아프간을 넘어 중앙아시아에서도 점차 커지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의 경우 아프간과 인접한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적잖이 신경쓰는 모습입니다.

신장에는 아프간과 같은 이슬람교도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중국이 최근 탈레반 대표를 자국으로 초청해 친분을 과시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입니다.

아프간과 전쟁을 치른 경험이 있는 러시아도 아프간 정치 지형에 매우 민감합니다.

옛 소련 붕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1989년 아프간 철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입니다.

아프간 상황 악화에 대비해 최근 군사훈련까지 했던 러시아는 서방국과 달리 외교공관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과 국경을 접하며 시아파가 주류인 이란도 수니파 근본주의 탈레반 정권의 재등장이 부담스러운 모습입니다.

뉴델리에서 연합뉴스 김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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