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순방 앞두고 악재 만난 바이든…동맹 재건 '빨간불'
  • 3년 전
유럽순방 앞두고 악재 만난 바이든…동맹 재건 '빨간불'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첫 유럽 순방을 앞두고 미 정보기관의 감청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2013년 스노든 폭로 당시엔 부통령이었지만 이번엔 대통령으로서 직접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일부터 유럽을 방문해 주요 7개국, G7과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합니다.

취임 후 첫 순방으로, 대서양 동맹 재건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번 순방에서는 대서양 동맹을 복원하고,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동맹국 및 다자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강조될 것입니다."

그러나 순방을 일주일여 앞두고 터진 돌발악재로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미국 국가안보국이 덴마크 정보기관과 2012년부터 3년간 독일·프랑스 등의 유력 정치인과 정부 당국자를 감청했단 의혹이 불거진 건데, 사실이라면 2013년 스노든의 폭로 이후에도 감청이 계속됐다는 의미가 됩니다.

감청 대상으로 지목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표하며 미국의 직접 해명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첫 대면을 앞두고 상당히 난처한 상황이 됐습니다.

중국까지 미국 비판에 가세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이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힘을 모아가던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첫 감청 폭로가 있었던 2013년 당시 부통령이었단 점도 유럽으로 향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의혹에 대해 바이든 정부 차원의 설명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백악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유럽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동맹도 서로를 상대로 정보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번 의혹이 놀라운 것은 아니라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매우 곤란한 시점에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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