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잘 다니는 부정합격자…묻혀지는 은행 채용비리

  • 3년 전
여전히 잘 다니는 부정합격자…묻혀지는 은행 채용비리

[앵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우리 사회에서 다시 공정성 이슈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3~4년 전 채용 비리 사례가 다수 드러났었죠.

이후에 부정 채용자들은 내보내고 피해자들은 구제받았을까요.

조성미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2017년 국정감사 이후 은행권에서 유력인사나 임직원의 성적 미달 자녀를 부정 채용하거나 남녀 합격자 수를 인위로 조정한 사례가 고구마 줄거리처럼 줄줄이 걸려 나왔습니다.

이 사건으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성세환 전 부산은행장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까지 받았습니다.

공정하지도, 평등하지도 못했던 이 부정 채용은 이렇게 드러났지만, 그 결과는 정의롭지 못했습니다.

확정판결까지 몇 년이 걸리는 동안 부정 채용자 다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며 은행에 계속 다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판결이 난 우리, 부산은행 정도만 최근 자진 퇴직하지 않은 부정 채용자들을 퇴직 조치했을 뿐입니다.

더구나, 원래 뽑혔어야 할 사람들이 구제된 건 더더욱 아닙니다.

비리 은행들은 대신 떨어진 사람을 특정하기 어렵다거나 개인정보가 남아있지 않단 이유를 대고 있고, 그나마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은행들은 부정 채용자를 내보내는 일조차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심지어 5명이 부정 합격했다고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광주은행은 은행권 모범규준이 규정한 부정 채용은 아니라면서 별도의 조치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은행들의 무책임한 행태에 피해자들은 속이 탑니다.

"점수가 4점 만점이면 3점 후반대였는데 임의로 점수를 낮춰서…당시엔 취업준비생 입장이니까 쉽게 소송을 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하려고…"

반면, 채용 비리에 연루됐던 임직원들 일부는 되레 승진하거나 자회사에 재취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합뉴스TV 조성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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