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때도 이러진 않아"…태풍피해 엎친 데 덮친 부산

  • 4년 전
"매미 때도 이러진 않아"…태풍피해 엎친 데 덮친 부산

[앵커]

제9호 태풍 '마이삭'에 이어 나흘 만에 태풍 '하이선'이 또 할퀴고 지나가면서 부산은 말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습니다.

도심 곳곳에서 침수와 강풍 피해가 잇따르며 큰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고휘훈 기자가 태풍 피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멸치 산지로 유명한 부산 기장군 대변항 연화리 일대.

도로 곳곳에 아스팔트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태풍이 만들어낸 거센 파도는 일대 도로를 완전히 산산조각내고 말았습니다.

30년 동안 대를 이으며 횟집을 운영해왔던 가게 주인은 하루 아침에 박살난 가게를 보며 망연자실했습니다.

"저번에 매미가 왔을 때도 이 앞에 유리는 안 깨졌었거든요. 이번에는 파도가 치면서 앞 수족관이 밀려 나가서 다 깨졌어요. 고기들도 다 죽고. 이렇게 큰 피해는 가게를 하고 처음이었어요."

제10호 태풍 '하이선'은 부산을 비껴가기만 했는데도 남기고 간 생채기는 깊었습니다.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도심 곳곳이 침수되는가 하면 평소 멀쩡하던 뒷산이 붕괴하기도 했습니다.

"소리가 쾅 나서 문 열고 옥상 정리하려고 올라가려다가 쾅 하길래 태풍인 줄 알고 문을 다시 잡고 있었어요."

지난 7월 말, 부산 일대를 집어삼킨 역대급 비 피해를 돌이키게 할 정도의 위협적인 집중 호우였습니다.

강풍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0m를 넘는 강풍이 불어 신호등이 부서지는가 하면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기도 했습니다.

부산 해운대 일대 초고층 빌딩에선 강풍의 영향으로 유리잔 속 물이 크게 흔들려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고층빌딩과 고층빌딩 사이에선 거센 빌딩풍에 땅으로 떨어지던 빗방울이 거꾸로 하늘로 솟구치기도 했습니다.

부산 경찰과 소방에 접수된 태풍 신고 건수는 1,000여 건에 달했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