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판 유전무죄?…재벌 손자, 뺑소니 사망사고 불기소

  • 4년 전
태국판 유전무죄?…재벌 손자, 뺑소니 사망사고 불기소

[앵커]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 경찰관을 숨지게 한 뒤 8년 동안 해외에서 호화생활을 하며 도피 중인 사람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이야기인데요.

돈 많은 사람에게 면죄부를 준 거라며 태국 민심이 들썩이고 있어 총리가 직접 나서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방콕에서 김남권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2012년 9월, 태국 방콕에서 과속으로 달리던 페라리 한 대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 중이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8년 만에 태국 사법당국은 과실치사 혐의를 받던 페라리 운전자를 불기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고 당시 페라리 뒤에서 운전하고 있었다는 증인이 나타나 숨진 경찰이 갑자기 차선을 바꿔 페라리 앞으로 끼어드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뺑소니 사망사고를 낸 남성은 세계적인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인 오라윳 유위티야.

태국 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갑부 집안이라는 점이 경찰의 봐주기 수사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유전무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후 오라윳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법적 허용치를 초과했지만,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오라윳은 사고 뒤 체포됐다가 우리돈 1,9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데다 여러 차례 수사당국의 소환에도 응하지 않고 해외에 머물면서 초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사고 당시 오라윳이 시속 177km 속도로 차를 몰았던 것으로 결론 내린 바 있어 증언의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

국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는 데다 각계각층에서 사법당국의 설명을 요구하고 나서자 정부도 뒤늦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검찰총장은 검찰청 차장이 이끄는 패널을 구성해 관할 검찰의 사건 처리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방콕에서 연합뉴스 김남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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