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교재 946만 원"…'코로나 집콕' 노리는 상술

  • 4년 전
◀ 앵커 ▶

코로나 19 때문에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 가지는 못하는 상황을 이용한 사교육 시장의 비교육적 상술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있으면 당신 아이만 뒤 쳐진다"는 말로 부모의 심리를 자극해서 이른바 고액의 '바가지' 교육을 유도하는 겁니다.

보도에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의 1주일 시간표입니다.

등교는 목요일 하루 뿐, 이날 방과후를 포함해 학교 가지 않는 날은 모두 학원이나 학습지로 채워져 있습니다.

[한 모씨/학부모]
"수학에 관한 건 수학 과외, 사고력 수학 학원, 그리고 학습지 이렇게 하고 있고 영어 학원, 다른 건 운동하는 거…"

주 1회 등교수업, 그 외 원격수업에만 맡겨놓긴 불안하단 겁니다.

"그 아이가 어떤 과목에서 어떤 부분을 못하고 서술형을 못하는지 이런 거까지는 파악하기가 힘드실 거 같고…"

사교육 업체들은 이런 불안감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선행학습을 해둬야 한다고 부추기거나,

[영어교재 상담원]
"중학교 기초 심화, 고등학교 기초 심화가 여기에 담겨 있는 거예요."

## 광고 ##아예 돌이 되기 전 아기 때부터 영어 학습지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영어교재 상담원]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하면서 받아들이는 형태로 하면 하나도 스트레스 안 받고 자연스럽게…저희 것은 0세 말부터 시작해서…"

학교에선 한글을 안 가르쳐주니 미리 준비 않으면 큰일난다는 곳도 있습니다.

[한글교재 상담원]
"요즘 초등학교 가서 한글 교육을 받을 수가 없거든요. (왜요? 요즘 한글 교육 시수도 몇 년 전 늘어나고) 늘어나긴 했는데…이 포인트가 앞쪽(상위권)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당신의 아이만 뒤쳐진다는 공포 마케팅, 그에 이은 공교육 깎아내리기에 부모들 마음을 급해지기 마련.

교재비는 터무니 없이 비쌉니다.

[영어교재 상담원]
"교재 전체 가격은 어머님 946만원이에요."
(이게 다요?)

[신소영/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
"원격수업이 지금 장기화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가의 상품이라든지 그리고 학교 교육에 대한 선행을 유발하는 그런 상품들이 자극적으로 마케팅이 될 때 파급력이나 부정적 효과는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5년새 가파르게 치솟고만 있는 1인당 사교육비, 코로나가 이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한재훈, 이준하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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