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깊은 흑백갈등…"목누르기 조롱 vs 목숨값 20달러"

  • 4년 전
골깊은 흑백갈등…"목누르기 조롱 vs 목숨값 20달러"

[앵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3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백인들이 시위대 앞에서 '목누르기'를 연출하며 이번 사건을 조롱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동생은 형이 겨우 20달러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을 쉴 수 없다는 절규 속에 세상을 떠난 조지 플로이드.

경찰의 폭력과 흑인차별에 대한 항의 시위가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된 가운데, 플로이드가 목이 눌린 8분 46초간 무릎을 꿇는 행위는 이제 인종차별 철폐운동의 상징이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뉴저지주에서는 일부 백인이 엎드려 있는 사람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는 모습을 연출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행진하는 가운데 보란 듯이 피해자와 시위대를 조롱하는 행위를 한 것입니다.

주변에서는 인종차별 철폐 시위의 대표 구호인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를 비꼰 '모든 목숨이 중요하다' 문구의 현수막도 포착됐습니다.

해당 지역의 시장과 경찰서장은 "혐오스럽다", "소름 끼치고 슬픔을 느낀다"고 비판했고, 이들 백인은 직장에서 직무정지나 해고를 당하는 등 행동의 대가를 치렀습니다.

이런 가운데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은 하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이 20달러 때문에 죽은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형이 20달러짜리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체포되는 과정에 경찰의 폭력으로 숨진 사실을 지적한 겁니다.

"여러분에게 흑인 생명의 가치는 무엇인지 묻습니다. 20달러입니까? 지금은 2020년입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방송 트렌드도 바꾸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 방송에서는 범죄 현장 급습이나 용의자 체포 장면을 담은 경찰 소재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어왔는데 최근 경찰 개혁 요구가 커지면서 줄줄이 퇴출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상현입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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