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양심…'희귀 동물' 마저 유기

  • 5년 전
◀ 앵커 ▶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라지만, 해마다 버려지는 동물이 10만 마리가 넘을 만큼 유기동물도 많은 실정인데요.

그렇다보니 동물 보호시설에는 생각도 못한 동물들이 예고없이 입소하는 경우가 많아 종사자들을 당황시키고 있다 합니다.

조미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개와 고양이가 전부인 충북 청주의 한 유기동물 보호시설.

볼링공 크기의 거북 한 마리가 상자에 담겨 들어왔습니다.

도로변에 버려졌다는 신고를 받고 일단 가져오긴 했는데…

토끼는 몰라도 거북은 처음이라 당장 뭘 먹여야 할 지부터 골칩니다.

[임다은/관리사]
"개, 고양이밖에 없던 곳에 거북이 갑자기 들어오니까, 키울 여건이나 사료, 용품 같은 게 전혀 없는 상태여서 당황스러운…"

또다른 유기동물 보호센터.

철창 안에는 개 대신 애완용 미니돼지 두 마리가 들어 앉았습니다.

보름 전 도심을 떠돌던 것을 데려왔는데, 없던 사료를 사다 먹이는 것부터 해서 일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서울의 한 보호센터에는 원숭이까지 들어오는 등, 황당한 동물은 한둘이 아닙니다.

[보호센터 관계자]
"자라나 토끼, 닭, 키우는 애완용 쥐 있죠? 별게 다 들어와요. 황당하죠, 뭐. 그런 게 한 번씩 들어오면…"

지난해 전국에서 유기된 동물은 12만 1천여 마리로,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

증가한 수만큼, 종류도 늘고 있는 겁니다.

[박상용/청주시 동물보호팀장]
"구조를 하다 보면 본인(동물)들 스스로 생활할 능력이 있는데도 시민들께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신고하는 사례도 있는데요."

많아지고 다양해진 유기동물로 보호시설 곳곳이 포화상태지만, 인력과 예산은 그대로여서 관련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미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