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온기' 찾아 폐가에 몸 뉘었지만…"화재 노출"

  • 5년 전

◀ 앵커 ▶

최근 충북 청주 도심 한가운데 있는 폐가에서 불이 나, 노숙인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추운 날씨를 피해 도심 폐가로 몸을 숨기는 노숙인들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습니다.

심충만 기자가 현장에 나가봤습니다.

◀ 리포트 ▶

충북 청주의 재래시장 뒷골목에 있는 건물 내부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노숙인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불을 피우다 화재가 난 걸로 추정됩니다.

불은 20분 만에 꺼졌지만 이곳에서 잠을 자던 노숙인 한 명이 숨졌고 2명은 화상 등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화재현장처럼 곳곳에 빈 폐가가 많은 이곳 전통시장 주변 골목은 평소에도 노숙인들이 잠자리를 해결하기 위해 종종 찾는 곳입니다.

빈 점포와 폐건물 사이로 누추한 행색의 60대가 비틀비틀 배회합니다.

검게 변한 손에 지독한 술 냄새.

잘 곳을 찾아 헤매는 이 동네 노숙인입니다.

[노숙인]
"여기 가끔 와요. (선생님도 여기 와서 주무세요?) 응. (그럼 오늘은 어디서 주무세요?) …"

한겨울 찬 바닥에선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소주에 안주는 빵 하나.

이 동네 단골 노숙인만 대략 30여 명.

이들이 쏟아내는 고성에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쌓여갑니다.

동사 우려도 커서 공무원들이 순찰을 돌며 안전한 곳으로 안내하지만, 노숙인들이 쉽게 따라주질 않습니다.

갈 곳 없는 노숙인들이 폐가를 찾으면서 화재의 위험성도 높아지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심충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