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줄 알았다"…공포 속 대피 안내도 없어

  • 6년 전

◀ 앵커 ▶

당시 승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갑자기 열차가 마구 흔들리면서 죽을 것 같은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고 합니다.

열 량짜리 열차 전체가 탈선하고 일부는 완전히 기울어져서 안에서는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였는데, 승객들은 대피 과정에서 코레일 측의 대응이 엉망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연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릉역을 떠난 지 불과 5분 만에 사고 열차는 강하게 떨렸습니다.

[박정순]
"출발해서 한 5분정도 지났는데 10분 안됐는데 갑자기 막 흔들리면서 흔들리면서 그 때는 정신이 없죠. 막 좌우로 흔들렸어요"

열차가 기울어지고, 열차 앞쪽에서 연기까지 피어오르자 공포감이 엄습했습니다.

[박정순]
(그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뭐 어떤 생각이에요. 죽는 줄 알았죠."

열차가 탈선한 뒤 사고열차 안은 제대로 걸을 수도 없을 정도로 기울어졌습니다.

[이정임]
"45도 정도 기울어졌어요. 여 승무원분이 계속 막 넘어지시면서 미끄러지면서 저희 쪽으로 오시더라고요."

90도로 꺾어진 열차 출입구가 지면에 떠있어 승객들이 서로 도우면서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정임]
"군인분들이 좀 많이 계셨거든요. 그분들이 할아버지를 안아서 내려주시고…"

탈출한 승객들은 소방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강릉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승객들은 대피과정에서 코레일 측의 대응이 엉망이었다고 증언합니다.

대피 안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긴급 투입된 버스가 늦게 도착하면서 승객들은 혹한 속에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엄명숙]
"불편했어요. 기다려야 됐거든요, 바로바로 버스가 없어서. 기다려야 돼서 그게 좀 불편했어요."

강릉역에 도착한 이후에도 코레일 측은 승차권 환급안내만 문자로 보냈을 뿐 대체 이동수단에 대한 안내를 하지 않았습니다.

[임성국/삼척시 교동]
"대피 과정은 수준 이하의 수준이었고 조치도 없었고 대한민국 KTX가 이 정도였다는 게 한심스럽습니다."

탈선된 KTX에 타고 있던 승객들 가운데 일부는 주변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고 대부분 응급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습니다.

KTX 강릉선 개통 1주년을 2주 앞두고 터진 대형 사고에 승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MBC뉴스 배연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