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靑 “몸살감기”…文 이번주 일정 취소

  • 6년 전


청와대를 취재하는 정치부 최재원 팀장과 관련된 이야기 이어 갑니다.

1.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규모 회의가 당일 연기된 건 꽤 이례적인데, 오늘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건지 시간대 별로 정리해주시죠.

네, 문 대통령은 당초 오후에 2가지 공개 일정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오후 2시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접견, 그리고 오후 3시 규제개혁 점검회의가 있었는데,  불과 2,3시간을 앞두고 모두 취소했습니다.

특히 청와대 뿐 아니라 정부와 여당, 또 민간기업들까지 참석하는 대규모 회의가 당일에 갑자기 연기된 건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청와대는 이낙연 총리의 건의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미리 회의 내용을 보고 받은 이 총리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 정도는 민간 눈높이에 미흡하다'며 회의 연기를 요청했다는 겁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임종석 비서실장과 배석자 없이 회의를 갖고 회의 연기를 최종 결정했고요.

회의 취소 결정이 공개된 게 오후 1시 12분쯤, 회의가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2. 그러니까 대통령이 회의를 미루면서 내용이 미흡하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봐야할까요? -----

그렇습니다. 문 대통령은 평소 규제 개혁의 성과가 미흡하다는데 불만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공식·비공식 회의를 통해 가장 많이 논의한 주제가 바로 규제 개혁 문제였다고 한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는데요.

특히 "문 대통령은 '같은 내용이 비슷한 양식으로 반복된다'며 답답함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은 어젯밤 늦게까지 회의 자료를 미리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문 대통령이 크게 화가 났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청와대 경제팀을 물갈이한 직후여서, 정부 각 부처는 회의 연기 자체를 고강도 질책으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입니다.

3. 대통령이 연일 예정된 일정들을 취소하는 것을 놓고도 여러 말이 나왔죠?

네, 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게 지난 24일 일요일이었는데요,

귀국 이후 사흘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는 생략했고요.

어제 오전에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6.25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하려다가 기상 악화를 이유로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일정도 모두 취소한건데요.

여러 말이 나왔습니다. 건강에 이상이 생긴게 아니냐, 아니면 꼭 해야할 비공개 일정이 있던게 아니냐 추측이 난무했는데요.

비공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한 청와대 관계자가 대통령은 판문점에 가지 않았다고 해명까지 해야 했습니다.--

3-1. 그런데 결국엔 대통령의 건강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난거군요?

청와대가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등의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몸살 감기에 걸렸다고 밝혔는데요.

오후 2시로 잡혀 있던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 취소도 감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내일 예정됐던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접견, 시도지사 당선인 만찬 일정도 취소했는데요.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국가 기밀로 취급되는게 관례인데요.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밝힌 것은 내일 일정까지 취소해야 하는 상황에서 억측을 방치하느니, 공개하는게 낫겠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청와대는 규제 혁신 회의 연기 이유는 준비 미흡 때문이라고 거듭 설명했는데요.

대통령의 건강과 무관하게 경제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정부 부처는 물론 여론에 강조한 셈입니다.

앵커)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최재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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