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화재 이틀째…달궈진 화물선 내부는 암흑과 열기

  • 6년 전

◀ 앵커 ▶

어제(21일) 인천항에서 발생한 화물선 화재의 큰 불길은 잡았지만, 35시간이 지난 지금도 잔 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리비아로 수출하려던 중고차들이 실려 있었는데, 천5백대 가까이 탄 것으로 보입니다.

배의 내부를 김수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붉은 불길은 잦아들었지만 연기는 쉴 새 없이 화물선 내부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소방대원들이 산소절단기로 선체에 구멍을 내고 있습니다.

화물선의 내부 10층 모습입니다.

한 사람이 지나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다닥다닥 붙은 차량들이 골격만 남긴 채 모두 불에 탔습니다.

배에 실린 차량 2천4백여 대 중 1,460대가 이렇게 불에 탄 것으로 추정됩니다.

차에서 차로 불길이 옮겨 붙으며 뜨거운 열기와 연기가 5만 톤 선박 내부 전체를 가득 채웠습니다.

[박성석/인천 중부소방서장]
"1400여 대의 중고 차량이 타는 열과 연기 등으로 내부는 벌건 화덕과 같아 진입이 어려웠고…"

천장 페인트가 열을 이기지 못해 흘러내리거나 갈라졌고, 골격까지 휘어진 듯한 모습도 보입니다.

[이시원/화재선박 선장]
"(천장이) 녹아내릴 수도 있다고 보는데 전혀 경험해보지 않아서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은 선박 내부가 마치 달궈진 솥단지 같다며 진화 작업의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안지용/인천소방본부 119 특수구조단 소방교]
"차량의 도색이 벗겨져 흘러내리는 상황입니다. 가시거리가 한 30cm 정도 나옵니다."

화재 진압에 쓰였던 소방호스가 이렇게 녹아내릴 정도로 선박 내부가 뜨거워 소방대원의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소방대원들은 내부에 남은 열기와 연기를 빼내기 위해 이틀에 걸쳐 20개가 넘는 구멍을 뚫었습니다.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로 물까지 고여 선박은 왼쪽으로 3도가량 기울어져 다시 균형을 맞추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소방당국은 불이 시작된 11층은 아직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잔 불 정리까지는 며칠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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