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뿐 아니라 마음도 나눠준 집배원…나무 우편함 손수 만들어 배포

  • 11일 전
우편물뿐 아니라 마음도 나눠준 집배원…나무 우편함 손수 만들어 배포

[앵커]

읍면 지역 주택에 낡고 녹슬어 제기능을 하지 못 하는 우편함을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한 우체국 집배원이 우편함이 필요한 마을 주민들을 위해 손수 우편함을 만들어 달아줬다고 합니다.

일과 후 틈틈이 만든 우편함은 4년간 350개에 달합니다.

천재상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충남 금산군의 한 마을. 집집마다 보기드문 초록색 우편함이 똑같이 달려 있습니다.

이 독특한 우편함에는 마을 집배원 정승모 씨의 따스한 손길이 담겨있습니다.

우편함이 없거나 낡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정 씨가 직접 만든 나무 우편함입니다.

"(우편)수취함이 없는 집들이 간혹 있어가지고 우편물을 바닥에 놓고 다닐 수가 없기 때문에 우체국에서 수취함을 사서 달아주다 '직접 만들어서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거 가구 제작 경력이 있는 정 씨가 손재주를 활용해 만든 우편함은 4년간 350개가 넘습니다.

장소와 재료를 제공한 인근 가구 공장의 도움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배려로 만들어졌습니다.

주민들은 편지를 안전하게 받을 곳이 생겼다며 웃음지었습니다.

"우편수취함이 없었을 때는 우편물이 땅에 떨어져 있거나 누가 주워가는 경우가 있었거든요. 이게 생김으로써 우편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마을 주민을 위해 본인이 직접 만든 우편함에 편지를 배달하는 집배원은 전국에서 유일무이합니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에게 정 씨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집배원이자 서로를 돌보는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저런 편지 같은 걸 갖다주니까 서로 반갑고 아들같이 좋아요. (웃음)"

마을 주민들에게 우편함을 만들어준 정 씨는 다른 선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작아져 신지 못하는 아동용 운동화를 모아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기부할 계획입니다.

"헌옷 수거함에서 어떤 분이 멀쩡해보이는 아이들 신발을 넣는 것을 보고 이거를 하면 어떨까 해서 올해서부터 지금 수거하고 있습니다."

평소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한다는 정승모 집배원.

이 마을 주택 입구 곳곳엔 정 씨의 따뜻한 마음이 걸려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천재상입니다.

[영상취재기자: 이용준]

#금산 #집배원 #우체국 #우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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