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서 '굶주림-구호품 약탈' 악순환…유엔, 전달 또 중단

  • 4개월 전
가자지구서 '굶주림-구호품 약탈' 악순환…유엔, 전달 또 중단

[앵커]

가자지구의 주민들이 연이어 구호품 차량을 공격해 약탈하자 세계식량기구가 또 다시 구호품 전달을 중단했습니다.

현지 식량 사정이 이미 위기 수준에 다다랐는데, 구호물자 공급까지 지연돼 상황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치동 기자입니다.

[기자]

이집트를 통해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전달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국경검문소.

굶주린 주민들이 구호품 전달 트럭을 덮칩니다.

제지하려는 경찰의 발포로 총성이 울리지만, 흰 자루를 짊어지고 달아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입니다.

"여기 모두 다 겪고 있듯이, 우유도 없고, 음식도 없고, 음료수도 없습니다. 한 달 동안 (체중이) 25킬로그램이 빠졌어요."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북쪽은 상황이 더 나쁩니다.

세계식량기구, WFP가 3주 만에 현지 구호품 전달을 재개했지만, 줄지어 가자시티로 향하던 배송 트럭이 잇달아 공격을 받았습니다.

WFP는 주민들이 몰려와 밀가루 부대를 약탈하고 운전자까지 구타했다고 전했습니다.

구호품 전달자와 수급자 모두의 안전을 우려해, 또 다시 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피란민이 되면 더 절망에 빠지고 회복력을 잃게 됩니다. 우리가 가자지구에서 기근의 위험을 걱정할 때 정말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당장 모든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북부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한편, 하마스는 100여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위한 의약품을 수령해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카타르와 프랑스의 중재로 인질들이 필요한 약품과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가자 주민을 위한 필수품 전달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치동입니다. (lc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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