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하다'는 대중…전문가들 "사적제재 필요 없게 해야"

  • 6개월 전
'통쾌하다'는 대중…전문가들 "사적제재 필요 없게 해야"

[앵커]

최근 개인적인 복수, 사적제재를 통해 정의를 추구한다는 내용의 드라마 콘텐츠들이 잇따라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런 인기의 배경에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이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이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드라마 '더글로리'와 '모범택시2' 등 복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액션 스릴러 드라마 '비질란테'도 방송을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법을 수호하는 한 경찰대생이 밤에는 법망을 피해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모두 사적 제재. 대중들은 통쾌하다는 반응입니다.

"대사가 '법에는 구멍이 나 있다, 내가 그 구멍을 메우겠다'거든요. 이거는 사법시스템이 제대로 정의를 실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은유하는 거지…."

사적 제재를 옹호하는 대중 심리가 나타난 한 온라인 설문조사도 있었습니다.

성인남녀 7745명을 대상으로'가해자 신상 공개, 저격과 같은 사적제재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응답자의 49%가 적절하다고 답했고, 44%는 '강력범죄에 한해서 인정한다'며 선택적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사적제재를 지지하거나 통쾌하다고 여기는 여론이 상당하자,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적제재가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등 사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본적으로 사적제재 과정에서 명예훼손 등 법을 위반하거나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데다, 오판의 결과로 무고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적제재가 공권력의 약화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의 발달 이후 신상털이가 수없이 있어왔음에도 유사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명확히 증명할 수 없습니다.

"이럴수록 국가 권력, 특히 공권력, 형사사법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 심해지는 것이죠. 이런 행위가 필요 없도록 해주는 것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사적제재가 이루어지고 또 이에 통쾌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이유는 결국 현재 형사사법 제도에 대한 불만족과 불신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흉악범죄자 신상 보호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고려해 최근 이른바 '머그샷법'을 처리했습니다.

수사기관이 중대 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강제로 촬영해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여기에서 나아가 범죄 피해자 보호와 양형 문제까지 두루 논의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연합뉴스TV 이다현입니다. (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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