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계량기 보기 무섭다'…폭염보다 두려운 전기요금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 10개월 전
'전기계량기 보기 무섭다'…폭염보다 두려운 전기요금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전기요금이 지난해부터 연이어 인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난방비가 걱정거리였는데요. 여름철을 맞아서는 7월 첫날부터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냉방비 걱정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냉방비 폭탄'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전세계적인 전기요금 고공행진 현상, 그리고 비상이 걸린 산업계 표정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김주영 기자입니다.

[냉방비 폭탄과 전력 대란 덮칠까…올여름 전력 기상도는? / 김주영 기자]

[기자] 서울의 한 가정집.

아이 둘과 반려동물, 부부까지 다섯 가족이 삽니다.

어린 아이와 반려동물이 있어 낮 시간 냉방은 필수.

가장 더운 시간에만 에어컨을 켠다고 해도, 요즘 날씨에는 전원을 끄면 금세 더워져 사실상 종일 틀어야 합니다.

"작년보다는 더위가 일찍 찾아와서 아이들이 집에 있는데 낮에는 에어컨을 안 틀고 생활하기가 힘들어서 작년보다는 전기료가 많이 나올 것 같아요."

최근 1년 새 전기요금은 세 차례에 걸쳐 40% 가까이 올랐습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뒤늦게 전기요금에 반영된 건데 이 때문에 올여름 냉방비는 1년 전보다 부쩍 늘어날 전망입니다.

실제로 올여름 4인 가구 기준 하루 8시간 정도 에어컨을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최대 12만원, 10시간 가까이 사용하면 최대 14만원이 나올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전력은 서민들의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습니다.

먼저 전력사용을 줄인 만큼 kWh당 최대 100원을 돌려주는 에너지캐시백을 시행합니다.

또 3단계 누진제 적용 구간을 단계마다 높였습니다.

한편 지난해 여름과 겨울, 우리나라는 역대 전력 수요 최대치를 연이어 갈아치운 바 있습니다.

정부는 올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보된 만큼, 다음 달 둘째 주쯤 전력수요가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전력공급 능력이 늘어나 전력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작년보다 전력수요는 늘어나겠지만 그 늘어난 것보다 더 많은 발전소가 신규로 시장에 진입을 한 상황이기 때문에 올여름 전력수요와 관련된 위기상황은 없을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발전기 고장이나 침수, 화재 등 각종 변수는 여전한 만큼, 정부는 전력기관에 철저한 설비점검을 당부하고 있습니다.연합뉴스TV 김주영입니다."

#에어컨 #냉방비 #냉방비폭탄

[이광빈 기자]

다른 선진국들에서도 전기요금이 크게 올랐습니다.

이웃 일본에서도 전기요금 고공행진을 이어갔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가스 공급이 제한된 유럽은 사정이 더 좋지 않죠. 해외 전기요금 인상 흐름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짚어보겠습니다. 김지선 기자입니다.

[가정용 6배 올린 伊…전세계 전기요금 줄줄이 고공행진 / 김지선 기자]

[기자] 6월 1일자로 전기요금을 최대 40% 올린 일본의 민간 전력 회사들.

화력발전에 사용되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이유로 도쿄전력을 비롯해 10곳 중 7곳이, 가정용 전기요금에 해당하는 '규제요금'을 높였습니다.

영국과 대만, 호주도 한자릿수에서 세자릿수까지 인상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입국인 유럽연합 역시,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을 겪으며 전기료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무려 324%나 인상한 '제조업 강국' 독일이 대표적.

재룟값에 전기료까지 치솟자 프랑스에선 '국민빵' 바게트 굽는 걸 포기하는 빵집이 속출했고,

무려 6배(629%) 넘게 폭등한 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이탈리아는 '파스타 절약 요리법'까지 등장했습니다.

"우선 더위에 고생하더라도 에어컨을 안 틀고,
전기를 낭비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사람들이 냉장고 문을 닫고 화장실 불을 끄는지 확인하는데 사실상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요"

전기료가 오르면 전력 수요가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지만, 당장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

선진국들은 대신 보조금 지급, 세금 감면 등 에너지 취약 계층에 대한 재정 지원으로 그 틈을 메우고 있습니다.

특히, EU는 에너지 위기로 반사이익을 누린 화석연료기업에게 한시적 '횡재세'를 걷어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전력사에는 고정계약, 장기계약을 확대해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채찍'과 함께 '당근'도 병행됐습니다.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 기금을 제공하거나, 아예 전력사 지분을 인수해 국유화에 나선 사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전기요금 #EU #고지서

[코너 : 이광빈 기자]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건 가정뿐만이 아닙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가정용보다는 저렴한 편인데요. 지난해 말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상승 폭이 가정용보다 더 높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공장을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죠.

단순히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 문제 말고도, 전기요금과 관련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더 골치 아픈 일이 있습니다. 바로 'PPA 전용 요금제'인데요. PPA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기업이 직접 구매하는 제도입니다.

기업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왜 구입해야 할까요.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은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했습니다. 사회적 공헌 측면도 있지만, 높아지는 글로벌 '탄소 국경' 때문에 기업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금 전 말씀 드린PPA, 곧 재생에너지 전기만으로 사용 전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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