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 베를루스코니 별세…'실언 제조기' 악명
  • 10개월 전
'전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 베를루스코니 별세…'실언 제조기' 악명

[앵커]

만성 골수 백혈병으로 투병해오던 실비아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향년 86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전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로서, 빛과 그늘의 양극단을 오간 정치인이기도 한데요.

김지선 기자가 그의 정치 인생을 돌아봤습니다.

[기자]

무려 9년 2개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 재임 기록을 갖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자수성가 기업가의 이미지, AC밀란 구단주로서의 인기와 더불어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의 영향력을 십분 활용해 '벼락 총리'가 된 인물입니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불안정한 정치환경에서 드물게 장수했지만, 동시에 국격을 떨어뜨리고 경제를 퇴행시켰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특히, 집권 기간 내내 성추문과 비리, 마피아 커넥션 등 각종 의혹에 휩싸여 '스캔들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에게 "선탠을 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예쁜 엄마와 산다"고 말하는 등 설화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미성년자 성매매로 2011년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하고, 상원의원까지 박탈되며 정계에서 퇴출됐지만, 지난해 9월 조기 총선에서 연정으로 압승을 거두며, '킹메이커'로 또 한 번 주목받았습니다.

다만, 현 정부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고 있지 않은 것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0년 절친'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과는 휴가를 함께 보낼 정도로 돈독한 친분을 유지한 그는, 전쟁의 책임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있다고 주장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리 국민의 좋은 친구였습니다. 러시아와 유럽 국가 간 우호적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정계 복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장례식은 오는 14일 밀라노 대성당에서 국가장으로 치러집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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