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산불 한 달…여전히 남아 있는 상처

  • 작년
강릉 산불 한 달…여전히 남아 있는 상처

[앵커]

태풍급 강풍을 타고 경포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강릉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현장엔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임시 주거시설에 거주 중인 이재민들은 여전히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릉 산불로 지난해 매입한 펜션이 모두 타버린 조시현 씨.

시에서 지원해준 임시 주거시설에 머물고 있지만 앞날을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합니다.

두 달 뒤에는 이곳에서 나가 생활할 곳을 찾아야 하는데 손에 쥐어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장 돈도 없고 그렇다고 집을 두 달 만에 구해서 어떻게든 나가라고 하는 건데, 집은 집대로 다 불타고, 또 60일 되면 나가야 된다고 하는데 아직도 고민만 하고 있어요."

이정훈 씨도 이번 산불로 지난해 리모델링을 마친 펜션을 잃었습니다.

형 부부와 함께 생활하며 펜션을 운영해 왔는데 형제가 한순간에 실직자 겸 이재민이 돼버렸습니다.

"직장 따로, 집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직장이 집이자 펜션이었는데 그게 다 타버리니까 저희는 아무것도 없어진 거죠."

강릉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재민들의 삶은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지난달 이 일대를 뒤덮은 강릉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210여 가구, 480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50여 가구는 임시 주거시설에 머물고 있고 나머지는 지인과 친척 집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보상금을 주거나 융자 지원책이라도 마련되면 뭐라도 해보겠는데 아직 복구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았습니다.

나무가 쓰러지며 전선을 건드려 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한전과의 소송도 준비 중이지만 힘겨운 싸움이 예상됩니다.

"관리 소홀로 인한 문제로 인해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아무런 사과와 찾아와보지도 않는 모습들이 저희들을 더 속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재민들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희망이란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기에는 현실이 너무나도 가혹하기만 합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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