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모범사례' SVB…벽 부딪힌 은행 과점 깨기

  • 작년
파산한 '모범사례' SVB…벽 부딪힌 은행 과점 깨기

[앵커]

정부와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 산업의 과점 체제를 문제 삼으며 특정분야 사업에만 인가를 받는 이른바 '스몰라이센스' 소규모 특화은행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는데요.

미국에서 그 모델이 됐던 특화은행들이 연이어 파산하면서 이런 논의에 제동이 걸릴 전망입니다.

김동욱 기자입니다.

[기자]

위기징후가 드러난 지 36시간 만에 초고속으로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SVB.

이 은행은 40년 역사의 미국 16위 은행으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돈줄 역할을 하던 스타트업 특화은행입니다.

SVB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과 디지털자산 특화은행인 시그니처은행까지 파산했습니다.

그간 정부는 대규모 신규 은행 설립이 힘든 상황에서 은행 과점을 깨야 한다며 인가 세분화를 통한 소규모 특화은행 설립을 대안으로 모색해왔습니다.

더구나 지난 2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태스크포스 실무작업반 논의에서는 바로, 이 SVB가 주요 해외 사례로 언급됐는데, 그 모범사례가 정책금리 인상을 못 견디고 파산해버린 겁니다.

"특성화 스몰뱅크 인허가 문제나 지방은행의 시중은행화나, 저축은행의 지방은행화라던가 여러 다양한 논의의 장을 열어서 논의를 한번 해보고 그중에 어떤 방향을 우선적으로 추진할지 정하는 예비적 단계인 것 같고…."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문제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기업금융 중심의 투자은행 설립을 내건 대전시 역시 이 파산한 SVB를 모델로 삼아왔고 두 달 전엔 이장우 시장이 SVB를 방문해 참여 의사까지 타진했는데 그 모델이 한순간에 사라진 겁니다.

이번 사태로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긍정적 평가도 일부 있지만, 향후 은행권 과점 완화 논의 자체에 힘이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연합뉴스TV 김동욱입니다. (dk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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