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죄 대신 과거 담화 계승…'김대중-오부치 선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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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죄 대신 과거 담화 계승…'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앵커]

일본은 오늘(6일) 25년 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계승을 언급했습니다.

징용 관련한 우리 측 사죄 요구에 이 선언을 소환한 건데요.

어떤 맥락에서 나왔고 어떤 의미를 담은 것인지 최지숙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해왔고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밝힌 기시다 총리.

일본 정부가 직접적인 사과 대신, 과거 공동 선언이나 담화를 재확인하는 선에서 입장을 표명할 거란 관측이 나온 배경이었습니다.

실제로 하야시 외무상은 우리 정부의 입장 발표 뒤 약식 기자회견에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일본이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즉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은 일제 식민 지배 책임을 둘러싼 한일 양국 관계의 대표적 발표입니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가 발표한 이 선언에서 일본은 '식민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긴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드립니다."

이 같은 반성과 사죄는 한일 외교사상 처음, 공식 합의 문서에도 명시됐습니다.

당시 양국 정상은 과거를 '직시'하며 미래를 열어간다는 데 뜻을 같이해, 한일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킨 획기적 선언으로 평가됐습니다.

이에 앞서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발표한 '전후 50주년 담화'에도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라는 표현이 담겼습니다.

다만 아시아 전체를 향한 사죄로, 우리나라만을 대상으로 한 입장 표명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일본은 고이즈미 전 총리나 간 전 총리 담화에서 재차 식민 지배를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는데, 2015년 아베 전 총리 담화에선 추가 사죄 불가 방침을 내놨습니다.

이에 따라 '역사인식 계승'의 뜻은 결국 일본 정부가, '새로운 사과는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과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우회로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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