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경제] '반도체 한파' 한창인데‥부푸는 감산 기대감
  • 작년
◀ 앵커 ▶

반도체 시장 하락세로 삼성전자의 영업흑자가 크게 줄었는데, 주가는 오랜만에 6만원 선을 회복했습니다.

올 하반기 이후 반도체 가격이 다시 오를 거라는 기대 때문인데요.

각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책이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뉴스 속 경제 이성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조 3천억원은 14조원에 가깝던 1년 전에 비해 70% 줄어든 '쇼크' 수준의 실적입니다.

## 광고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분야 이익도 줄었지만, 반도체분야 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1년 전에는 8조원 넘는 이익을 냈지만, 적자로 돌아섰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곧 실적을 발표하는 2위 업체 하이닉스는 4분기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본 것으로 예상되고, 3위 사업자 마이크론은 이미 지난 3분기부터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급격하게 하락한 반도체 가격이 경기 침체 탓에 한동안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무성합니다.

그런데, 기업들 주가는 모두 올랐습니다.

선두주자 삼성전자의 예상 밖의 저조한 실적이, 반도체 시장 전반의 회복을 앞당길 것이라는 역설적인 기대 때문입니다.

생산 원가가 가장 낮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이익을 줄더라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큰 적자를 보게 되면 생산량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 겁니다.

나아가 재고가 줄고, 가격도 예상보다 일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김동원 리서치 본부장/KB증권]
"연말로 갈수록 메모리 반도체 수급은 개선세를 나타낼 전망입니다. (반도체 기업의 주가상승은) 4분기 실적 부진이 2023년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축소와 생산라인 재배치를 통한 간접적인 감산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도 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에서는 앞으로 삶을 바꿀 기술, 서비스들이 선보였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물론, 대량의 데이터를 가공해 제공하는 서비스, 모두 고성능 반도체 기술에 의존합니다.

반도체의 개발과 안정적 공급은 새로운 기술과 산업을 키우려는 나라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산업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입니다.

"미국은 지난 2년동안 240조원이 넘는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냈습니다.

첨단 제품을 만들며 꾸준히 투자를 늘렸던 한국·대만 기업도 있지만, 오랫동안 투자를 주저하던 인텔을 비롯한 미국 국내 기업들도 가세했습니다. 미국 정부 유도와 지원금 덕분입니다.

일본을 볼까요?

대만 기업 투자를 유치해 건설 중인데 공장 하나에만 5조원에 가까운 돈을 지원했고,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차세대 반도체를 미국과 함께 개발하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2012년 '엘피다 메모리' 파산 이후, 존재감이 사라진 '일본 반도체' 부활이 목표입니다."

파운드리 산업을 이끌어가는 TSMC가 있는 대만은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이고, 미국으로 부터 제재를 받는 중국도 독자적인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국산화 투자에 생사를 걸었습니다.

전에 없던 각국 정부의 막대한 투자는 실적과 산업 전반에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이 전세계적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동안, 미래 산업을 장악하려는 국가들의 산업 전략이 산업의 미래 지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성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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