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대박이 2억 손실로‥부러움은 옛말, 우리사주 어쩌나?

  • 2년 전
◀ 앵커 ▶

공모주 열풍이 불었을 때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회사 직원들입니다.

남들은 한 주 사기도 어려운 공모주를, 몇억 원어치씩 살 수 있었지만 주가가 폭락하면서 지금은 큰 손실을 떠안았습니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려고 만든 제도인데, 오히려 부담만 지운 셈이 된 겁니다.

이어서 임경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

전체 주식의 5분의 1을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로 배정했습니다.

직원들은 빚을 내 우리사주를 샀습니다.

한 사람당 평균 1만 2천5백 주, 4억 9천만 원어치나 됩니다.

주가가 뛰면서 2주 만에 4억 9천만 원이 12억 원이 됐습니다.

직원 한 사람당 7억 원의 대박이 난 겁니다.

우리사주로 산 주식은 1년 동안 팔 수 없게 묶입니다.

이제 1년이 지나 팔 수 있게 됐지만, 그 사이 주가가 폭락해 평가액은 3억 1천만 원이 됐습니다.

한 사람당 1억 8천만 원씩 손실이 난 겁니다.

[전 카카오뱅크 직원]
"공모가 밑으로 떨어질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우리사주 대출이랑 제 개인 신용대출을 받아서 산 상황이거든요. 다들 막막하죠.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 광고 ##카카오뱅크만 그런 게 아닙니다.

게임회사 크래프톤은 공모가의 반 토막이 났고, 롯데렌탈은 40%가 떨어졌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퇴사한 사람이 승자다', '분위기가 시궁창'이라는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회사 분위기가 흉흉해지자, 크래프톤은 대출받은 직원들이 주식을 강제청산당하지 않도록 대주주가 200억 원의 추가 담보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리사주는 이제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달 상장한 쏘카는 우리사주에 20%를 배정했는데, 7.9%만 청약됐습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회사 사정에 비교적 밝은 직원들이 공모 가격에 대해서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로 읽힐 가능성이 높죠."

빚내서 투자하던 시대가 끝나면서, 이제 곳곳에서 거품이 걷히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영상편집: 박병근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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