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설치했더라면…외면받던 추락 방지 장치로 맨홀 사고 막는다

  • 2년 전
미리 설치했더라면…외면받던 추락 방지 장치로 맨홀 사고 막는다

[앵커]

지난주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로 남매가 불어난 물에 맨홀 구멍을 확인하지 못하고 빠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 있었는데요.

부산의 한 제조업체가 추락 방지용 맨홀 장치를 2년 전에 개발해 여러 지자체에 알렸지만, 관심을 받지 못하다 이번 집중호우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장치인지 고휘훈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부산 사상구에 위치한 한 맨홀 제조업체 주물공장.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작업자들이 쇠를 녹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요즘 이곳은 전국 지자체에서 밀려오는 주문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에 내린 집중호우로 남매가 맨홀에 추락해 숨지면서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는 이미 2년 전 물은 흐르되 사람은 빠지지 않는 특별한 맨홀 장치를 개발했지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샘플을 만들어서 보낸 게 800군데 됩니다. 800군데 보냈는데 군청 한 곳은 전화 와서 자기를 협박하는 거냐고. '아닙니다. 저희는 샘플 보낸 건데요.' 하니 '이거 안 하면 문제 있어요?' 이런 식으로…"

업체는 애초 맨홀 안전성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부 시책에 따라 맨홀에 맞는 안전 표지판을 제작하던 중 추락 방지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장치는 244㎏까지 견딜 수 있고, 다른 업체에서 생산한 맨홀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서울시는 맨홀 뚜껑 아래 그물이나 철 구조물 등 추락 방지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최근 이 업체와도 만남을 가졌습니다.

업체는 서울시와 맨홀 장치 1만 개 정도를 계약하는 한편 국내 20여 곳의 다른 맨홀 제조 업체와도 기술 공유를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소기업에서 영업하기가, 강원도를 가든지 서울을 가든지 상당히 경비가 들지 않습니까. 공무원도 바쁘지만 이런 요청이 오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안전에 대해서는."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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