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에도 미 권력 3위 방문…임계점 향하는 대만 갈등

  • 2년 전
경고에도 미 권력 3위 방문…임계점 향하는 대만 갈등

[앵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으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임계점을 향하는 모습입니다.
서로를 향한 불신 속에 각자의 국내 정치 상황까지 맞물리며 긴장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 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의 방문은 25년 전에도 있었지만 중국의 대응 수위는 그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강경 대응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사이 중국의 국력이 급성장했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에서 전략적 불신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과 손잡고 궁극적으로 대만을 독립국가로 만들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고, 미국은 중국이 여건만 허락하면 대만을 무력통일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서로 상대를 '대만 해협의 현상변경 세력'으로 간주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군사안보적 차원뿐만 아니라 반도체 등 기술 패권 확보 측면에서 대만의 가치가 더해지며 신경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 권력 서열 3위 하원 의장의 대만행은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습니다.

미국은 삼권 분립에 따라 의회 인사의 방문은 행정부의 관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공산당 일당체제인 중국은 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과 활동은 어떤 방식과 목적에서든 대만과 미국의 공식적인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중대한 정치적 도발입니다. 중국은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악관은 주권 침해가 아니며 하나의 중국의 원칙에도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일각에선 이번 방문을 미국의 유사시 대만방어 공약 굳히기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이같은 의중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기 때문입니다.

미 국방부가 진화에 나서긴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군사개입을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입니까?) 네. 그것은 우리의 약속입니다."

중국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암시한 상황에서 권력서열 3위 인사가 방문을 감행한 건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펠로시 의장도 이번 방문이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원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양국 모두 중간선거와 당대회라는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만을 둘러싼 미중 사이 긴장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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