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에 창고 가득 벼…"햅쌀값 더 걱정"

  • 2년 전
'쌀값 폭락'에 창고 가득 벼…"햅쌀값 더 걱정"
[생생 네트워크]

[앵커]

최근 쌀값 폭락으로 쌀 재배 전업농가와 지역 농협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무더기 재고에 미곡종합처리장마다 벼 포대로 꽉 차 있는데요.

농민들은 지금의 쌀값 폭락과 벼 재고가 2022년산 햅쌀 가격에 미칠 악영향에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지훈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포항 북구 청하면 신포항 농협 미곡창고입니다.

이곳엔 포항 북구의 청하면과 송라면, 신광면 등 3개 면에서 지난해 가을 수확한 벼들을 보관합니다.

하지만 4~5월이면 모두 팔려나가 비어 있어야 할 창고가 벼 포대로 가득 찼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곳엔 지난해 수매한 건조 벼 5천여 t이 보관돼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쌀값이 폭락하면서 수억 원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쌀 가공업체의 계약 해지가 잇따랐습니다.

쌀 가공업체들은 매매가의 5%인 2억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하고 매입 계약을 체결지만, 뻔히 보이는 손해에 매입을 포기한 겁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산지 쌀값은 20㎏당 5만 5천원까지 오른 이후 계속해서 하락했습니다.

이달 초, 4만 4800원대까지 떨어져 최근 5년간 평년 가격 아래까지 폭락했습니다.

농협 측은 이대로 판로가 막히면 15억~16억원 대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수매 이후엔 계속 쌀값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시세가 (40㎏ 기준) 5만 1천~2천원 한다니까 전국적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당장 추석을 앞둔 다음 달 말부터 수확에 들어가는 햅쌀 수매가 걱정입니다.

햅쌀 가격이 2021년산 쌀 가격 때문에 제값을 형성하지 못하면 농민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런 식으로 가면 올가을에는 우리 조합원들 나락 수매를 못하는 거죠. 이게 안 팔리면은…창고가 꽉 찼고. 곡식 저장고도 꽉 차서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지난해 경북에서만 51만8천여t의 쌀이 생산됐고 각 지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 약 8만t의 재고가 쌓여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2021년산 쌀 10만t을 3차 추가 시장격리키로 했지만, 쌀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농협이 나서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재고 쌀을 줄이는데는 역부족이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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