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지망생 울리는 '추천채용'…"부당한 갑질"

  • 2년 전
아나운서 지망생 울리는 '추천채용'…"부당한 갑질"

[앵커]

최근 실업난 속에서 아나운서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은데요.

하지만 공공연하게 퍼진 관련 업계의 '추천채용' 관행 때문에 아나운서 지망생들이 부당한 일을 겪고도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지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년 전 부푼 꿈을 안고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한 A씨.

도움을 구할 곳은 학원뿐이었습니다.

학원에 등록한 뒤 고액의 수강료를 냈지만, 환불을 할 수 없다는 계약서를 써야 했습니다.

"대략 천만 원 정도를 학원비를 내게 됐습니다. 제가 아직 안 들은 수업에 관해서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것도 절대 안 되고."

황당한 요구에도 A씨는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습니다.

학원이 추천한 수강생이 방송 업계에 채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는 학원 추천이 사실상 취업의 당락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어렵사리 아나운서의 꿈을 이루더라도 비상식적인 급여를 주거나, 심지어 부적절한 자리에 동석을 요구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곳을 어떻게 추천해주실 수 있냐. (그랬더니) 너는 아직 술집에 데려가지는 않지 않았냐. 카메라테스트 연습한다 치고서 가라…"

학원에서도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블랙 방송사 추천은) 그래서 안 할 겁니다. 그런 얘기를 알아서."

하지만 이런 실상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추천 채용 관행은 더 깊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공채 중인데) 추천채용을 하겠다고 자기 애들을 넣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수요에 비해 일자리 공급이 크게 부족한 아나운서 채용업계의 현실 속에서 '추천 채용' 관행은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지운입니다. (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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