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文 사저 앞 시위 “법대로” / 조롱과 꽃 / 명언 재활용

  • 2년 전


[앵커]
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 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시죠. "법대로". 앞서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했던 말인데요.

맞습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시위에 대해서도 이 말을 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건데요, 출근길 답변 들어보시죠.

[윤석열 대통령(오늘)]
(Q. 양산 사저 시위 어떻게 보나)
"글쎄 뭐 다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습니까."

Q. 대통령 집무실도 시위하는데, 법대로 하면 막을 수 없지 않냐 이런 뉘앙스로 느꺼지네요.

야권에선 비교가 잘못됐다는 비판도 나왔는데요.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현 대통령을 향한 시위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시위가 같냐"며 "졸렬한 상황인식"이라고 했습니다.

Q. 민주당에선 대통령이 직접 조치를 취하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죠.

네. 윤 대통령이 이런 말도 하지 않았냐고 하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 취임사(지난달 10일)]
"어떤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이 방치된다면 나와 우리 공동체 구성원의 자유가 위협받게 되는 것입니다."

문 전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니, 보호받아야 한다는 취지인데, 민주당의 지적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민주당은 2017년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을 외치며 자택 앞에서 수 개월간 열린 집회에 직접 참가해 독려하기도 했었거든요. 

[박영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7년 12월)]
"늙은 쥐를 잡는 쥐잡이 특공대. 오죽하면 제가 쥐를 잡겠다고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Q. 어쨌든, 경찰이 사생활의 평온을 해친다며 양산 집회를 일부 제한했다는 보도를 봤는데, 현장은 여전히 시끄럽나요.

저희 취재진이 오늘 다시 가봤는데요.

이전과 비교해 훨씬 조용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일부 시위자들이 여전히 고성을 지르고는 있지만 시위 방송 차량의 음악 소리도 가까이에서만 들릴 정도로 작아졌다고 합니다.

Q.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서울 종로에 깜짝 등장했다면서요?

종로의 한 피자가게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포착돼 SNS로 먼저 알려졌는데요.

최상목 경제수석의 생일을 맞아 축하 겸 참모들과 찾았다고 합니다.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조롱과 꽃, 무슨 관계가 있나요?

이재명 민주당 의원 강성 지지자들의 비판과 응원의 표현입니다.

먼저 홍영표 민주당 의원에게는 조롱의 의미로 이걸 보냈습니다.

Q. 뭔가요. 문부터 바닥까지 대자보가 붙어있네요.

홍 의원의 인천 지역구 사무실인데요. 대자보에는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며 치매 예방센터 번호까지 적혔습니다.

어제 홍 의원의 이 발언 때문입니다.

[홍영표 / 더불어민주당 의원(어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우리가 가장 패배했던 큰 원인 중의 하나가 이재명 의원이 계양으로 나서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이게 이제 결정적인 원인이다.(이재명 출마를) 다 반대했었죠, 많은 사람은."

대자보 소식이 전해지자, 반대로 친문 지지자들은 홍 의원실에 응원 글을 도배하자며 맞불을 놓기도 했습니다. 

Q. 의원들 뿐 아니라 지지자들도 친문, 친명 내부 경쟁이 치열하군요.

네, 오늘 국회에 첫 출근한 이 의원에겐 응원의 꽃이 가득 놓였는데요. 역시 지지자들의 선물입니다.

영원히 지지하겠다, 함께 하겠다고 적힌 화환이 국회 정문부터 늘어섰습니다. 



Q. 마지막 주제 보겠습니다. 명언 재활용, 예전 대통령 얼굴이네요.

요즘 예전 대통령의 명언이 부쩍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는데요.

이낙연 전 대표,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언을 인용했습니다.

오늘 미국으로 떠났죠. 과거 영국 유학을 다녀온 후 대선에 재도전해 성공했던 김 전 대통령 사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민주당 복당 의지를 밝힌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SNS에 같은 말을 올리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Q. 그러고보면 정치 상황도 반복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정치인들 어록 출처를 찾아보면 전직 대통령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 (1979년 10월)]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지라도 새벽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해 11월)]
"닭의 목은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이렇게 국민들께 용기를 북돋아 주셨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 (1975년 4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고…."

[심상정 / 당시 정의당 대표 (2019년 8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 했습니다. 남은 열흘은 행동해야 할 시간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2007년 6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 3월)]
"'민주주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맞습니까? 여러분을 믿겠습니다."



좋은 말만 따라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더 의미있겠죠. 

Q. 지금 들어도 내용은 참 좋은 말들이에요.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숙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배영진PD
그래픽: 유건수 디자이너
영상취재 : 김덕룡 기자


김민지 기자 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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