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20톤 흐르는 무대, 도덕경을 읊는다…창극 '리어'

  • 2년 전
물 20톤 흐르는 무대, 도덕경을 읊는다…창극 '리어'

[앵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이 우리 창극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판소리를 입히고 노자의 사상을 엮어,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는데요.

정다예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이로이 하되 다투지 아니하고…"

서양 비극의 상징, 리어왕이 노자의 도덕경을 읊으며 등장합니다.

무대엔 20톤의 물이 흐르고, 15명의 소리꾼이 첨벙이며 물속을 오갑니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우리 소리로 만들어 낸 창극 '리어'입니다.

한 순간에 나락에 빠지는 권력자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어리석음을 이야기한 원작의 주제에 판소리와 민요, 정가를 입혔습니다.

극의 주요 소재는 무대에 크게 자리잡은 물.

'물의 철학'으로 불리는 노자의 사상을 가져왔는데, 차올랐다 빠졌다를 반복하는 물은 곧 인간의 삶을 상징합니다.

"물은 때에 따라 형태에 따라 모양이 계속 바뀌잖아요. 휘몰아칠 땐 휘몰아치고. 물과 리어를 동시에 보며 우리의 삶도 들여다보는…"

두 딸에게 배신당한 뒤 방황하는 리어 앞에선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고, 역시 자식에게 배신당한 뒤 눈이 먼 채 절규하는 글로스터에겐 불같이 튀어오릅니다.

"물에 빛이 산란되는 과정이라든가 물이 들고 나는 것을 통해서 인물의 감정들을 훨씬 더 다양하고 적극적으로, 역동적으로 표현…"

우리의 소리와 물의 이미지를 통해 수면 아래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리어'는 오는 30일까지 관객을 찾습니다.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ye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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