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통째로 불태운 미얀마 군부…'약·식료품'까지 강탈

  • 3년 전
◀ 앵커 ▶

군부 쿠데타에 맞선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투쟁이 벌써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군부와 경찰은 마을을 통째로 불태우고, 난민들을 위한 약과 식료품을 강탈하는 등 여전히 만행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신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쉴 새 없이 치솟습니다.

미얀마 중부의 '킨마 마을'.

240가구, 1천여 명이 모여 살던 터전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인근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 용의자를 찾겠다며 미얀마 군경이 마을을 급습해 집집마다 불을 지른 겁니다.

[마을 주민]
"군경 40여 명이 마을을 습격해 처음에는 민가 한 채에 불을 질렀는데, 곧 다시 돌아와 마을 중심부와 북쪽, 남쪽으로 흩어져 남은 집도 모조리 불태웠어요."

군경의 급습에 주민들은 황급히 인근 숲으로 피신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미처 피하지 못했고, 한 80대 노부부가 끝내 화마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부의 탄압을 피해 숲으로 몸을 숨긴 피란민들도 최악의 상황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특히 우기에 일교차까지 커져 생후 6일 된 아기가 추위에 떨다 숨지는 등 어린이 사망자가 늘고 있습니다.

[최진배/미얀마투데이 대표]
"담요, 침낭, 천막 이런 걸 가지고 오지 못한 상태에서 나뭇잎 가지고 천장만 만들어 지내고, 영유아나 신생아들 같은 경우에는 집계가 안 잡힐 뿐이지 죽고 있고…"

## 광고 ##군부는 국제구호단체의 물자 호송 트럭과 구급차를 공격해 난민들에게 돌아갈 약과 식료품까지 빼앗고 있습니다.

반면 국제 사회의 비판이 잦아들면서 군부 인사들은 국제 사회에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인도와 태국 등 인접 국가들은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사실상 국가 수장으로 인정했고, 중국 언론은 '미얀마 지도자'라는 표현까지 쓸 정도입니다.

쿠데타 이후 군경의 무자비한 진압에 860여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신정연입니다.

(영상편집: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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