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늘어난 물량에…택배 기사 또 쓰러졌다

  • 3년 전
◀ 앵커 ▶

택배기사의 과로,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요.

택배 노동자가 또 배송 중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흔살, 이 노동자의 배송내역을 보니 하루에 16시간을 일해야 했습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동작구 흑석시장.

택배 기사 한 명이 수레에 스티로폼 상자를 가득 싣고 옵니다.

정육점에 하나를 넘겨 주고, 두 개째 나르려던 순간.

고개를 푹 숙이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집니다.

쓰러진 택배 기사는 한진택배 소속 40살 김 모 씨.

정육점 직원들이 뛰어나와 흔들어 보지만 김 씨는 차가운 바닥에서 일어나지 못합니다.

10분 뒤에 도착한 119구급대가 응급조치를 하고 급하게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김 씨는 그날 밤 두 번 뇌출혈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성민/택배 기사 가족]
"아픈 기록도 없고, 병원 간 기록도 없고. 그런 사람이 갑자기… 배송 내역을 보니까요, 거의 16시간을 일을 한 것이더라고요."

김 씨는 매일 아침 7시까지 물류센터로 출근해 분류 작업을 하고, 오후에야 배송을 시작했습니다.

휴대전화에는 밤 12시 가까운 시각까지 고객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들이 남아 있습니다.

연말을 맞아 하루 배송 물량은 300개에 달했고, 시장 골목처럼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 많아 쫓기듯 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진택배는 밤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중단했다고 했지만, 기사들은 배송을 안 한 상태에서 고객에게 배송 완료 문자를 보낸 뒤에 새벽까지 일해야 했습니다.

한진택배는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가운데 사고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김 씨가 회복한 뒤 사고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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