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대선 불복 수십만 명 거리로…EU "제재 추진"
  • 4년 전
◀ 앵커 ▶

옛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가 8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인 수십 만 명이 모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고, 유럽연합도 선거 조작과 폭력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 제재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장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물러가라! 물러가라!

벨라루스 수도인 민스크 시내에 시위대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흰색 깃발이 가득합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집회가 시작된 지 8일 만에, 가장 많은 수십 만명의 참가자가 모인 겁니다.

이들은 지난 9일 치러진 대선은 부정선거였다면서, 대선을 다시 실시하고 정치범을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마리아 코레스니코바/야당 지도자]
"거리에서 시위대와 다른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모든 사람들은 경찰서와 유치장에서 벨라루스 공화국 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습니다.

지지자들이 모인 맞불 집회에 직접 나와서, 대선 불복 시위대의 배후에는 외국 세력이 있고 여기에 끌려가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루카셴코/벨라루스 대통령]
"(외국 세력이) 우리에게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끌려가면 우리 민족은 멸망하고 말 것입이다."

## 광고 ##지금까지 시위대 7천여 명이 체포되고 2명이 숨지는 등 갈등이 증폭되자, 국제사회도 개입에 나섰습니다.

유럽연합은 벨라루스 대선 조작과 시위대 탄압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데 합의하고, 바로 책임자 명단을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삼종기도 훈화에서 "벨라루스 대선 이후 상황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면서 정의와 시민권을 존중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편 루카셴코 대통령은 상황이 악화되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벨라루스 사태가 국제사회의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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