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이끈 선방쇼…승리 비결은 '물병 커닝'

  • 4년 전
◀ 앵커 ▶

목요일 밤 스포츠뉴스입니다.

프리미어리그 최하위 노리치시티가 FA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토트넘을 꺾었는데요.

강팀을 꺾은 이변의 비결로 다름 아닌 '물병'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김태운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골씩 주고받은 뒤 120분 동안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

노리치시티 골키퍼 팀 크룰이 승부차기를 앞두고 특이한 물병을 가져옵니다.

토트넘 선수들이 주로 차는 방향을 물병에 적어놓은 겁니다.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습니다.

네 번째 키커 패럿의 슛을 막은 뒤 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제드송의 킥까지 막아냈습니다.

크룰은 경기장을 질주하며 28년 만에 FA컵 8강에 오른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겨우 선발로 한 경기를 뛴 패럿을 훈련장에서 훔쳐보기라도 한 것인가"라며 크룰의 철저한 준비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팀 크룰/노리치시티]
"저는 골키퍼 코치와 함께 따로 열심히 분석했고, 코치가 건네준 물병과 함께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크룰의 '미친 선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선 승부차기만을 위해 투입돼, 두 차례나 선방을 펼쳐 네덜란드를 4강에 올려놨고

지난해 10월 맨유전에서는 페널티킥을 연속으로 막아내 페널티킥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니엘 파르케/노리치시티 감독]
"크룰이라는 승부사가 있었기 때문에 예감이 좋았습니다. 승부차기 전부터 이미 우리가 이겼다고 확신할 정도였습니다."

키커가 차기 전에 먼저 움직여 반칙이 선언될 수도 있었지만 크룰의 치밀한 준비가 리그 꼴찌팀의 작은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운입니다.

본 영상은 저작권 관계로 MBC 뉴스 홈페이지에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