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막전막후] 양날의 검?…정치권 인재영입 '새옹지마'

  • 4년 전
[여의도 막전막후] 양날의 검?…정치권 인재영입 '새옹지마'


[앵커]

여의도 정치권의 모습을 전해드리는 여의도 막전막후 시간입니다.

국회를 출입하고 있는 정치부 박현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뉴스를 준비했나요?

[기자]

네, 앵커님 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도 어제까지 휴무였는데, 집에서 휴대전화를 보면서 포털앱을 켰는데, 어제 저녁 즈음부터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떠올랐던 인물이 있었죠.

네, 원종건 씨였습니다.

제가 스튜디오 들어오기 직전까지도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올라있는 걸 확인하고 들어왔는데요.

원종건 씨는 아시다시피 민주당의 두 번째로 영입한 인사였죠.

주제를 여쭤보시는 질문에 조금 말이 길어졌는데,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인재영입'입니다.

제목은 로 뽑아봤습니다.

[앵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게 좋은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관련 논란을 우선 짚어볼까요.

[기자]

네, 시발점은 원종건 씨와 과거에 사귀었다는 여성이 올린 글이었습니다.

원 씨의 오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과거 사귀었던 여성이 올린 글은 맞는 것 같은데요.

해당 글을 쓴 여성은 글을 통해 원 씨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 성관계 동영상 촬영도 강요받았다, 그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원 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폭행당했을 당시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한 사진 등이 같이 올라오면서 해당 글의 내용은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원 씨 측은 어제 시쳇말로 잠수를 탔다고 하죠.

어제 이에 대한 해명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언론과의 접촉을 하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해당 논란이 어젯밤을 지나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해서 확산했습니다.

사실, 여의도 일각, 국회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원 씨가 여성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 이런 소문이 한 때 돌기도 했었는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직접 글을 쓰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결국 오늘 아침에 원씨가 기자회견을 갖고 직접 입장을 밝혔죠.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고 총선 불출마 하겠다, 이런 내용이었죠.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원 씨는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직접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오늘 아침 당시 모습을 화면을 통해 직접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 허물도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었지만, 분별없이 살지 않았습니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합니다. 그러나 제가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게 합당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같은 발언은 이른바 '2차 가해' 행위이다, 이런 지적들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서둘러 이 상황을 진화하고 싶을텐데,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나왔나요.

[기자]

우선 오전 회의 때,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관련해서 공개적으로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안이 확대되는 걸 막아보려고, 의도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신 정춘숙 대변인이 공식 회의 이후, 기자들과 질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백브리핑이라고 하죠.

백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밝히긴 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지금 나온 얘기로만 보면 심각한 문제인건 맞다", "데이트폭력이나 데이트 성폭력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당에서도 검증이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

이런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당에 잘못을 어느정도 인정을 했습니다.

[앵커]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 논평을 쏟아냈겠군요.

[기자]

네, 한국당은 오늘 오전 회의에서 감성팔이식 쇼잉' 인재영입에 대해 사과하라고 몰아붙였습니다.

송희경 의원은 "민주당의 각종 성 추문과 미투의 끝이 어디인가 싶다"며 "'더불어미투당'이라 불려도 오명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더불어 미투당'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표현일텐데, 새보수당도 민주당의 이름을 활용한 공세를 펼쳤습니다.

새보수당은 '더듬어 민주당' 아직도 미투 인재가 부족했나 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원 씨와 민주당을 비판했는데요.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겉바속썩' 겉은 바른 사람이듯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썩어있다는 뜻의 표현을 활용해서 민주당과 원 씨를 공격했습니다.

[앵커]

모두에 제목을 '인재영입 새옹지마'라고 붙였었죠.

민주당의 2호 영입인재였던 원 씨.

당시 파격적이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는데, 결국 이렇게 물러나면서 당에게도 불명예를 안긴 걸 표현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저도 국회에서 원종건 씨 영입 당시 지켜봤었는데, 과거 예능프로그램 출연 모습 등과 겹치면서 울컥울컥하기도 했고, 어려운 환경에서 잘 자란 모습 보니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또 20대인 원 씨를 영입한 민주당의 '파격'도 높게 평가받기도 했는데, 결국 좋지 않은 일에 연루돼 원 씨가 물러나면서, 앞서 가졌던 기대가 큰 만큼, 그 충격파도 큰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원 씨가 민주당 2호 인재 영입이었는데, 첫 번째 인재영입부터 쭉 이어지는 과정에서 비교적 민주당이 흥행몰이를 했다, 이런 평가가 나왔었는데, 원 씨 관련 논란이 공론화 되기 직전 민주당 영입된 인사들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기자]

네, 판사 출신인 이탄희 변호사에 이어 이수진 전 부장판사까지,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한 법관들이 잇따라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말씀하신 것처럼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이 '사법농단' 폭로할 당시에는 그 순수성때문이라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공교롭게 이를 폭로한 법관 두 명이 잇따라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이들이 당시 추후에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게 아니냐, 이런 오해와 비판을 살 수 있게 됐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여권 일각에서도 '연출된 사법부 적폐청산이 아니었나'하는 비판의 빌미를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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