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낳기도 버거운데"…언제까지 지원은 셋째부터?

  • 4년 전
◀ 앵커 ▶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2만 3천명, 0.05% 늘어나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작은 인구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둘째만 낳아도 버거운 게 현실인데, 정부의 다자녀 가구 지원은 15년째 '자녀 3명'에 맞춰져 있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5살 아이를 기르며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맞벌이 워킹맘 김모 씨.

돌쟁이 때부터 어린이집에 맡겨온 아이를 등하원 시키랴, 직장 일하랴,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

그렇다고 직장을 그만둘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아이 양육비에, 전세 대출 이자라도 갚으려면, 맞벌이밖엔 답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둘째를 낳는다는 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부담입니다.

[김모 씨/한 자녀 직장인]
"지금은 생존이 먼저라서 여기서 둘째, 셋째를 생각한다? 아, 이건 너무 그냥 자살행위 같아요. 경력단절이 되지 않고 아이를 키운다는 건 거의… 암 걸릴 것 같은 그런 기분?"

우리나라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 낳는 아이 수는 0.98명, 1명이 채 안 됩니다.

둘째 낳기가 이토록 버거운데, 정부는 셋째까지는 낳아라, 장려만 합니다.

정부가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다자녀가구에 대해선 각종 세금과 공과금 감면은 물론, 어린이집 입소 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아이돌보미 비용도 지원하고 있는데, 이때 다자녀는 세 자녀 이상을 의미합니다.

전체 가구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이미 재작년부터 둘째만 낳아도 다자녀 지원을 해주겠다 해놓고선, 여태 연구만 하고 있습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관계자]
"12월에 연구용역 발주해서 연구가 진행 중이거든요. 지자체랑도 같이 가야되는 거여서 어떤 게 딱 (혜택이) 확대될 수 있다,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을 것 같아요. 예산이나 이런 걸 다 확인해야 되는 거라서요."

우리나라의 연간 출생아 수는 매년 급감해 2017년부터 40만 명 선이 깨졌고, 아직 공식 통계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불과 2년 만인 작년엔 30만 명 선 유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자연 인구 감소가 현실화되는 인구 절벽 시대, 셋째 아이를 기대하는 정부의 눈높이부터 시급히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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