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앞에서 '총구'를…홍콩 '최루탄 크리스마스'

  • 4년 전
◀ 앵커 ▶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어젯밤, 홍콩 도심의 쇼핑몰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또다시 격렬 하게 충돌 했습니다.

지난 6월부터 반 년 넘게 이어져 온 시위로 홍콩의 연말 특수는 실종된 상태입니다.

김수근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크리스마스를 맞아 관광객과 시민들로 붐비던 홍콩의 한 쇼핑몰에 시위대의 구호가 울려 퍼집니다.

곧이어 등장한 수십 명의 사복 경찰이 맨손의 시위대를 향해 마구잡이로 진압봉을 휘두릅니다.

전경들은 시위 참가자들의 얼굴을 겨냥해 후추 스프레이를 뿌려대고, 시위대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위협합니다.

강경한 진압에 경찰을 피해 도망가던 한 남성이 쇼핑몰 2층에서 1층으로 떨어져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거리에는 최루탄과 물대포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최근 시위대 관련 계좌를 동결한 은행 등 중국계 상점 곳곳이 공격의 대상이 됐습니다.

게릴라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행정장관 직선제를 비롯한 이른바 '5대 요구'가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를 규탄했습니다.

[마리/홍콩 시위대]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고 계속될 거라고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 합니다."

예년 같으면 성탄 특수로 들떴을 시기이지만, 올해는 연말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난 달 홍콩을 찾은 관광객은 265만 명으로 작년의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각종 경기 지표도 나빠져 올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거라는 우울한 전망만 가득합니다.

[홍콩 상인]
"지역 주민들이 주요 손님인데 매출이 30% 줄었어요. 장사 시작한 이래 올해가 정말 최악입니다."

새해 불꽃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된 가운데 홍콩의 경기 침체 상황은 해가 바뀌어도 나아지기 힘들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편집: 김진우)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