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도심 파고든 '먹거리 공장'…체험까지 '1석 2조'

  • 4년 전
◀ 앵커 ▶

어느새 보기 힘들어졌던 참기름 가게 등 소규모 식품제조공장들이 하나 둘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소비 문화가 체험 중심으로 바뀌고 고객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데요.

고하연 리포터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신선한 황금빛 참깨를 깨끗이 씻고 저온에서 오랫동안 볶아냅니다.

이렇게 볶은 참깨를 섭씨 6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으깨주면 노란 빛깔의 참기름 원액이 나오고, 원액을 한 번 더 걸러내면 고소한 향의 참기름이 탄생합니다.

'미슐랭' 레스토랑 쉐프들이 즐겨쓰는 최상급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만드는 과정과 같은 방식인데,

은은한 맛과 향이 나는 갓 짜낸 참기름은 곧바로 먹거나 샐러드 드레싱으로 써도 손색이 없습니다.

[나카무라 리사/일본 관광객]
"여기서 생산한 참기름을 바로 먹어볼 수 있어서 더욱 신선하다고 느껴집니다."

'방앗간'이 위치한 곳은 서울 동대문.

갤러리 같은 독특한 건물 외관과 제조 시설이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박정용/참기름 생산업체 대표]
"전통 참기름과 들기름이 올리브 오일처럼 정말 세계적인 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직접 맛보고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서울 성수동의 공장 골목 한켠에 자리잡은 육가공품 제조공장.

한 달 가까이 숙성 시킨 고기의 지방과 뼈를 발라낸 뒤 곱게 갈아 하얀 창자 속에 집어넣어 모양을 잡고 연기로 불맛을 입히는 훈연 과정을 거치면, 수제 소시지가 완성됩니다.

하루 400킬로그램, 7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고객이 원하는 고기나 부재료를 직접 고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투명한 창을 통해서, 소시지 같은 육가공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육가공품은 비위생적 환경에서 만든다는 소비자들의 편견을 극복하려는 겁니다.

[박한서/육가공품 제조업체 팀장]
"정말로 깨끗하고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원데이 클래스는 도심 공장의 또다른 재미입니다.

맛도 빛깔도 제각각인 맥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선한 맥주를 맛보면 어느새 소믈리에가 됩니다.

"향도 너무 좋고 맛도 정확히 잘 느껴지는 것 같고…"

[제이 자파/수제맥주 브루마스터]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좋은 재료로 완벽한 과정을 거쳐야 독창적인 맥주가 완성됩니다."

서울 명동의 지상 26층 대형 빌딩 지하에 위치한 베이커리 공장.

갓구운 빵 냄새가 솔솔 풍기는 이곳에선 케익과 식빵 등 20여종의 베이커리 제품을 생산합니다.

[조민희/공유형 베이커리 관계자]
"납품처가 주로 도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급한 주문이나 소량의 주문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체험과 소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도심 식품공장들의 귀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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