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에 갇혀 죽을 날만…웅담 채취용 반달곰 구조

  • 5년 전
◀ 앵커 ▶

야생반달곰은 국가의 보호를 받는 반면, 웅담을 채취하기 위해 도축될 날만 기다리는 반달가슴곰이 400마리가 넘는다고 합니다.

시민들이 돈을 모아 반달곰 한마리를 농장에서 사서 동물원에 보냈습니다.

김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동물보호단체가 최근 촬영한 곰 사육농장입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반달곰 수십 마리가 보입니다.

답답한 철제 우리에 갇힌 곰들은 우리 안을 왔다 갔다하며 무의미한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떤 곰은 땅을 파듯 우리 바닥을 마구 긁어댑니다.

[채일택/동물자유연대 팀장]
"반복적인 무의미한 행동들을 보이는걸 정형행동이라 하고요. 굉장히 좁은 공간에 갇혀 있다보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제대로 된 사료가 아니라 인근 군부대에서 나온 음식물쓰레기를 먹는 반달곰도 눈에 띕니다.

이 곰들은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는 야생 반달곰과는 전혀 다른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웅담을 찾는 고객이 나타나면 즉시 도축됩니다.

이런 곰들이 현재 전국에 470여 마리에 달합니다.

[채일택/동물자유연대 팀장]
"사람으로 치면 침대에 묶여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시민들이 돈을 모아 또 한 마리의 반달곰을 농장에서 사들여 한 동물원으로 보냈습니다.

곰이 놀라지 않도록 마취를 한 뒤 무진동 차량에 실어 조심스럽게 새 집으로 옯겼습니다.

이 곳에는 지난 해 같은 방법으로 농장에서 빼 낸 반달곰 3마리 중 2마리가 새로 온 동료를 맞았습니다.

[박은정/녹색연합 활동가]
"웅담 채취용 곰 사육이 합법인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단 두 나라 뿐입니다."

정부는 웅담채취용 사육곰을 매입해 보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문제는 예산입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