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때 유입됐나?…北은 '묵묵부답'

  • 5년 전
◀ 앵커 ▶

돼지열병이 발생한 두 농장은 북한 접경 지역에 있어서, 바이러스가 북쪽에서 넘어왔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강을 통해 오염물질이 흘러왔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북한 땅이 보이는 임진강 유역입니다.

새는 남북을 넘나들고 강 사이에 있는 모래톱에도 머무릅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 농장은 북한에서 7km, 연천 농장은 4km 정도 거리입니다.

조류가 아닌 산짐승 일부도 남북을 오갑니다.

북한에 있는 야생 멧돼지가 강을 건너고 철책까지 넘나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태풍이 지나간 뒤에, 북한에 있는 오염 물질이 강을 통해서 흘러들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두 돼지 농장은 모두 북한과 이어진 하천 인근에 있고 이달 초 태풍 링링이 북한 황해도에 상륙했을 때 북한 지역에 내린 비로 수위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살아있는 짐승 외에도 멧돼지 등 동물 사체가 강물을 따라 북에서부터 떠내려 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996년 홍수 때 북한에서 한강 하류로 소 한 마리가 떠내려왔고 연평도로는 멧돼지가 떠내려온 적도 있습니다.

처음 열병이 발생한 파주 방역 현장에서도 임진강 수계인 점을 염두에 두고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돼지열병 발병지는 중국과 인접한 자강도지만 발병한지 석 달이 넘은 만큼 휴전선 인근까지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희종/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북한의 방역 상태를 보면은 자강도 이후에 확산된 건 뭐, 충분히 우리가 알 수 있는 상황이고요. 링링이 지나가던 당시 북한 지역은 꽤 많은 오염원들이 있었을 것이다…"

북한에서 바이러스가 넘어왔을 경우 김포와 강원도 북부 등 다른 접경 지역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북한 발병 지역이 어디인지 확인하는 등 정보 교류가 시급한 만큼, 정부는 협력을 요청하는 통지문을 보냈지만 북한은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