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으로 東으로 '진군'…"북한서 유입 가능성 높다"

  • 5년 전
◀ 앵커 ▶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이름 그대로 원래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07년 유럽으로 유입됐고, 벨기에와 러시아를 거쳐 작년, 아시아 대륙 중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우리와 맞닿은 북한에서 발생했고 지난 주, 섬나라 필리핀에서도 발병이 보고되면서 발생 국가는 전세계 쉰 두나라가 됐습니다.

아프리카를 시작해 유럽을 거쳐 동진하듯 퍼지고 있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과연 어디에서 흘러온 건지, 이준희 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 리포트 ▶

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을 먼 거리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가장 가까운 북한 땅과는 8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북한과의 관련성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북한과 연결된 한강 유역과의 거리는 불과 2km.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가 쓸려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축사에는 창문이 없고, 멧돼지 차단막도 설치돼 있었던 만큼, 멧돼지가 직접 농장에 침입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이보다는 감염된 돼지 사체를 먹은 오소리나 까마귀 같은 야생동물이 농장에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농장 바로 뒤에는 야생동물이 몸을 피할 수 있는 야산이 있고, 불과 400미터 거리인 이곳에는 야생조류가 활동하는 개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태풍 링링이 지나가고 최근 비도 많이 내려 북한지역에서 강을 따라 유입물이 많았던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선우선영 /건국대 수의학과 겸임교수]
"(꼭 멧돼지 사체가 아니더라도) 혹시 오염된 물질이나 물건들이 넘어오게 돼서 2차적으로 다른 매개체를 통해서 농장에 들어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사람을 통해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농장주인이나 네팔인 외국인 노동자 4명 가운데 올해 해외에 나간 적은 없지만, 발병 국가에 다녀온 다른 사람들과 접촉해 바이러스가 농장에 유입됐을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잔반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정부는 선을 그었습니다.

[박봉균/농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장]
"사료는 사료회사에서 공급을 받는…(남은 음식물이 아니라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감염 원인이 조속히 파악돼야 효과적인 예방도 가능한 만큼 검역 당국은 역학조사에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