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속으로 '배달 중단'…"배달원 안전이 먼저"

  • 5년 전
◀ 앵커 ▶

어제 태풍 링링은 정말 강력해서, 고층 건물의 외벽을 종잇장처럼 바람에 날리기도 했는데요.

특히 순식간에 방향이 바뀌는 강풍 때문에 이렇게 위험한 상황도 많았습니다.

이런 날씨에 오토바이로 배달을 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겠죠.

경기도의 한 배달 대행업체가, 소속 배달 기사들의 안전을 위해 어제 영업을 중단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강풍에 넘어진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일으키려 안간힘을 씁니다.

힘겹게 오토바이를 다시 출발시켜 보지만 얼마 못가고 또다시 옆으로 넘어져 버립니다.

휘몰아치는 강풍과의 사투 끝에 배달원은 겨우 오토바이를 몰기 시작합니다.

태풍 링링이 수도권에 상륙한 어제 오후 2시쯤 인천에서 벌어진 입니다.

오토바이 배달원들은 태풍 속에서 일하는 게 두렵다고 말합니다.

[김유빈/ 배달원]
"시야 확보가 잘 안돼서 사고 날 위험이 크고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잘 미끄러지거든요."

하지만 배달 건수에 따라 돈을 받기 때문에 악천후에도 영업을 중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그런데 경기도 양평의 한 배달대행업체가 어제 오후 영업을 일시 중단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업체측은 태풍이 수도권을 관통하던 오후 3시쯤 "주문 수행이 어렵다"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소속 배달원들의 안전이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정지용/배달대행업체 대표]
"쉬운 결정은 아니죠. 상점 입장도 생각해야 하고. 오늘만 배달하는 게 아니잖아요. 계속 이어가야 하는데, 기사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거든요."

일부 배달업체들도 주문 자제를 요청하는 공지를 올리기도 했지만, 대부분 대행업체의 자율에 맡기다보니 실효성이 적었습니다.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선의를 제공하지 않는 업체에 소속된 라이더 같은 경우에는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제도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달원들은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에도 생계가 위협받는 일이 않도록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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