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소설은 국정원 작품"…이인규 입을 열다

  • 5년 전
◀ 앵커 ▶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았던 '논두렁 시계' 보도 경위에 대한 진실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죠.

2009년 당시 검찰 수사를 이끌었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을 저희 취재진이 미국에서 어렵게 만났습니다.

배주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SBS 8뉴스/2009년 5월 13일]
"권양숙 여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갑 선물로 받은 1억 원짜리 명품 시계 두 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던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

취재진은 '논두렁 시계' 보도가 국정원의 기획이라고 주장한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을 최근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만났습니다.

그는 2017년 8월 국정원 개혁위원회의 ‘논두렁 시계’ 조사가 시작된 후 돌연 미국으로 떠나 잠적설이 제기된 인물입니다.

[이인규/전 대검 중수부장]
"어디 여기까지 오셨어요? 근데 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아셨어요?"

이 전 부장은 '논두렁 시계' 언론 플레이는 국정원의 기획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인규/전 대검 중수부장]
"국정원 IO(정보관)라는데 어쨌든 두 사람이 왔더라고요. 국정원 명함을 내밀더라고요. 그래서 야단을 쳐서 돌려보내고 바로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국정원의 제안을 거절한 다음 언론에 '명품시계' 보도가 나갔으니 국정원이 직접 언론에 흘렸을 거라는 주장입니다.

이 전 부장은 논두렁이라는 단어는 검찰 조사 때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인규/전 대검 중수부장]
"그걸 갖다가 우리가 일부러 막 그렇게 정치인을 위해서 '논두렁'으로 만들어요? 갑자기? 검찰이 그렇게 머리가 좋습니까?"

'논두렁 시계'를 보도한 SBS가 자체 진상 조사 뒤 정보의 출처가 '대검 관계자'라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내용입니다.

이 씨는 지난 설에서도 한국에 다녀왔을 만큼 도피자가 아니라면서, 곧 귀국한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 전 부장은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다고 취재진에게 알려왔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망신주기 수사와 언론 플레이 사건은 10년 넘게 미궁에 빠져있습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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