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차 안에서 쌍둥이 숨져…아빠 "깜빡했다"

  • 5년 전

◀ 앵커 ▶

미국에서 한 살짜리 쌍둥이가 차 안에 여덟 시간이나 방치돼 있다가 숨지는 일이 발생 했습니다.

아이들을 방치한 아빠는 우발적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가 됐는데, "쌍둥이가 차 안에 있다는 걸 깜빡했다"면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여홍규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법정에 선 한 남성이 고개를 숙인 채 울먹입니다.

자신의 1살 짜리 쌍둥이 자녀를 차 안에 8시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한 후안 로드리게스입니다.

현지시간 26일 아침,

로드리게스는 4살 아들과 쌍둥이를 각각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려고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4살 아들만 내려주고는 직장 근처 주차장에 도착했고, 쌍둥이를 뒷좌석에 그대로 둔 채 출근했습니다.

8시간 뒤 퇴근한 그는 차로 돌아와 운전을 하다가 그제서야 뒷좌석에 있는 두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목격자]
"그는 비명을 지르면서 차 주위를 돌고 있었어요. '내 잘못이 아니야. 이건 사고였어'라고 말하는 걸 들었어요"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 아이들은 이미 숨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우발적 살인,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그는 일부러 한 일이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검사]
"8시간이 지난 오후 4시에 그는 두어 블록 운전하다가 그제서야 아이들이 뒷좌석에 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발견 당시 아이들의 체온은 42도에 달했습니다."

아이들의 엄마이자 로드리게스의 아내인 매리사는 '남편은 좋은 사람이고 훌륭한 아빠였다, 여전히 그를 사랑한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3개월 간 뜨거운 차 안에 갇혀 있다가 숨진 어린이는 20명에 달합니다.

평균 4~5일에 1명 꼴로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이 어른들의 부주의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겁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여홍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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